인사에서도 칼바람... '구지은 지우기인가?’ 의문 확산
매각 추진→기업공개 발표→신사업 중단... 혼란의 아워홈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지난달 길었던 경영권 분쟁의 막을 내린 아워홈이 경영진 교체 이후 회사 개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워홈은 최근 AI 관련 사업 등 일부 신사업 추진을 중단하고, 기존 임원급 인사들을 강등하는 등 기업 재편을 시도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얼마 전 푸드테크 등 신사업에 대한 포부를 밝힌 아워홈이 신사업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의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1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아워홈이 경영진 교체 이후 사업 방향과 인사 등에서 개편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최근 인공지능(AI) 스타트업과의 약 40억원 규모 기술 투자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메뉴 개발을 위한 협력이 불과 몇 달 만에 계약 해지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현재 양 사는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 등의 문제에 대해 법률적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워홈은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건물을 리뉴얼해 브랜드 체험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던 설계사와의 계약도 중단했다.
해당 사안들은 구지은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 역임 시절 추진하던 신사업이다.
이에 지난달 아워홈이 구미현 회장 체제로 전환되며 구 전 부회장이 이전에 추진하던 사업을 중단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지난 4월부터 계속된 경영권 분쟁은 지난달 구 회장과 구본성 전 부회장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구 회장이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의 손을 들어주며 결국 기존에 아워홈을 이끌던 구 전 부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놓게 된 것이다.
현재 아워홈의 경영은 구 회장과 과거 아워홈에서 구자학 선대 회장 비서실장과 경영지원본부장(CFO)를 역임한 이영표 경영총괄사장이 맡고 있다.
경영진 교체 이후 인사 부분에서도 개편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아워홈은 이달 초 진원재 인적사원(HR)본부장을 직책 해임했다. 진 본부장은 구 전 부회장 시절 아워홈에 영입된 인물이다.
급식사업부에서는 임원급인 사업부장 3명이 모두 수석 또는 담당급으로 강등되는 등 임원들의 강등이 잇따라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경영진 교체로 아워홈이 사업 방향 개진과 인사 등 내부 정리에 있어서 혼란을 겪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경영진이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며 모순되는 의사 결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5일 아워홈은 구 회장 취임 직후 국내 주식시장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당시 아워홈은 "해외 진출과 함께 푸드테크 기술 도입을 통해 헬스테크 기업으로의 변모를 지향한다"며 신사업에 대한 포부를 밝혔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관련 사업을 정리하게 된 것이다.
앞서 지난달 19일 경영진이 사내 게시판을 통해 경영권 매각을 공식화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기업공개 추진 의사를 밝혀 업계에서 한차례 의문이 일기도 했다.
한편, 아워홈은 신사업 중단은 아직 검토 중인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12일 <녹색경제신문>에 "사업 중단에 대해 알려진 바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현재 사업성과 효율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해당 부분을 면밀히 검토 중일뿐, 중단이 확실해진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인사 개편에 대해서는 "조직 체계를 우선시해 일부 조정하거나 한시적으로 발령을 내린 사례"라며 "개편이 대대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닌 일부 조정일뿐"이라고 말했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