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3사, 올해 동반 흑자전환 이뤄낼 듯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올해 상반기 조선 3사의 수주 소식이 이어지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슈퍼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가 상승과 원자재 가격 하락 등 호재도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현재까지 총 146척, 165억60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액인 135억 달러의 122.6%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액 97억 달러의 51%를 달성했고, 한화오션은 특정 목표치를 제시하진 않았으나 지난해 수주실적인 35억2000만 달러를 이미 뛰어넘었다.
이러한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국내 조선업계가 15년 만에 슈퍼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이은 국내 조선 3사의 수주에 힘입어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달 중국을 제치고 세계 선박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은 96만CGT(18척) 상당의 선박을 수주해 수주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57만CGT(30척)를 수주해 수주점유율 24%를 기록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이같이 높은 수주 점유율을 달성한 데에는 고부가 선종 위주의 수주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조선사들은 탈탄소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전세계에서 발주된 LNG선과 암모니아선을 100% 수주하는 성과도 거둔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 시장의 미래 경쟁력이 고부가·친환경 분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물동량이 중요했던 과거와 달리, 미래에는 전지구적 목표인 탄소중립을 위해 탈탄소 경쟁력이 가장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선박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과 원자재 가격 하락세 등 대외변수도 조선업계 호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98년 기준 전 세계 선박 가격을 100으로 보고 이후 선박 가격의 변화를 나타내는 지표인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 6월말 187을 기록해 우상향하는 추세다.
조선업계의 초호황기였던 지난 2008년 8월 신조선가 지수가 191.51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했을 때,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신조선가 지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 따르면, 선박 건조 비용의 15~20% 정도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을 소폭 인하하기로 합의해 원자재 비용도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조선 3사가 동반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주잔고를 고려해봤을 때 최소 향후 3년 동안의 일감은 쌓여있다고 볼 수 있다”며 “올해 안에 조선 3사의 수주잔고가 20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