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그룹 "사업 시너지 위해 협동로봇·건설기계 통합"…이복현 "실질적 목적 무엇인지 투자자 이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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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그룹 "사업 시너지 위해 협동로봇·건설기계 통합"…이복현 "실질적 목적 무엇인지 투자자 이해 어려워"
  • 정창현 기자
  • 승인 2024.08.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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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합병 관련 입장 밝혀
합병의 표면적 목적과 실질적 목적 다르다는 사실 시사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인수합병(M&A) 문제를 또 지적했다. 두산 그룹은 사업 시너지와 경영 효율화 목적으로 두 계열사를 합병한다고 했지만, 이 금감원장은 현재 제출된 증권신고서만으로는 합병의 ‘실질적 목적’이 무엇인지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금감원장은 최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합병이 어떤 의사결정 과정을 거친 건지, 실질적 목적이 무엇인지, 밥캣의 상당한 자금이 다른 데 쓰일 경우 그 재무적 위험은 충분히 검토됐는지 등에 대해 지금 신고된 증권신고서로는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에 보완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두산 그룹이 추진 중인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인수합병 관련 증권신고서가 미흡하다며 정정을 요구한 바 있다.

최근 두산 그룹이 발표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결정은 금융투자업계의 뜨거운 감자다. 두산 그룹의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결정에 대해, 두산밥캣 및 두산밥캣의 최대주주인 두산에너빌리티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한다며 논란이 되고 있다. 겉으로는 사업 시너지 목적이라고 발표했지만 사실은 지배주주의 지분율 상승과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공개된 두산 그룹의 회사분할합병결정 관련 보고서에는 “두산로보틱스 주식회사는 본건 분할합병을 통해 두산밥캣 주식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하게 되고, 두산그룹 내 스마트머신 부문 관련 계열사 간 기술교류 및 업무협력이 보다 강화되어, 기존 각사의 사업 역량의 강화 뿐만 아니라, 향후 신규사업 진출 시 역량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울러 “두산에너빌리티㈜는 분할 후 주요 사업 영역인 기존 두산에너빌리티 사업부문(발전설비사업, 담수/수처리ㆍ산업설비사업 등) 및 두산퓨얼셀 사업부문에 집중하여 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해당 신규 투자를 통해 에너지 사업 부문에서의 효율성과 사업경쟁력을 제고할 예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두산 그룹은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합병을 통해서 협동로봇 사업부문과 건설기계 사업부문 통합을 최종적으로 완성해, 사업 시너지 및 경영 효율화를 보다 효율적으로 실현할 목적으로 이번 합병을 추진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번 이 금감원장의 발언은 이러한 두산 그룹의 합병 목적은 표면적 목적이며,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실질적 목적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금감원장은 합병과 관련한 두산 그룹의 증권신고서 내용에 대해 “만에 하나 조금이나마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횟수 제한을 두지 않고 지속적으로 정정 요구를 하겠다는 게 감독원 입장이며 당국 내에서도 어느 정도 합의가 있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산 그룹은 현행법에 따라 주가를 기준으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비율을 ‘1 : 0.63’으로 설정했다는 입장이지만,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자산이 각각 6조원대와 4000억원대로 크게 차이가 나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합병이라는 비판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승인을 거부하면 당장 다음달 주주총회 성사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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