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이건 우리의 독자 기술인가" 등 질문하며 기술 경쟁력에 관심
- 한종희 "차별화된 제품, 소비자가 알아주고 인정하는 제품 요구"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인공지능(AI) 가전 시대 주도권 확보에 나선 생활가전 사업부를 찾아 AI 가전의 미래 경쟁력 점검에 나서며 힘을 실어줬다.
삼성전자는 올해를 AI 가전의 원년으로 삼고 '초격차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재용 회장은 '소비자가 알아주는 차별화된 제품'을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전날(9일) 오후 수원 디지털시티를 찾아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 겸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오찬을 한 뒤 약 1시간 30분에 걸쳐 가전 제품의 핵심 부품과 미래 기술을 점검했다.
이재용 회장이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은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이재용 회장은 AI 기반 가전 제품·기술 전시 공간을 둘러보고, 전략 제품별 핵심 기술 개발 로드맵을 점검했다.
이재용 회장은 기술 설명을 듣던 중 "이건 우리의 독자 기술인가", "우리가 얼마나 앞서 있나", "이 기술을 개발하는 모멘텀이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주요 AI 가전 분야별 경쟁사 현황와 지역별 주요 업체 현황 등을 보고받고, AI 가전 관련 전략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제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진행 중인 제품 표준화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과 향후 적용 계획 등에 관심을 보였다.
참석자들은 사용 경험 혁신과 미래 기술 조기 확보 등을 통해 '초격차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를 AI 가전의 원년으로 삼고 'AI 가전=삼성' 공식을 공고히 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5월 열린 'AI 서울 정상회의'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AI는 산업 혁신과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서 우리의 삶과 일하는 방식,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안전하고 혁신적이며 포용적인 AI를 만들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되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는 '모두를 위한 AI'를 주제로 참가해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와 다양한 AI 가전을 선보였다. IFA는 올해 100주년을 맞아 139개국 2천200개 이상의 업체가 참가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7일 IFA 현지 간담회에서 "AI가 연결된 디바이스의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초개인화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AI 기반 지능 가전으로 고객 사용 경험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모바일, TV, 생활가전 등 전 제품에 연결 경험을 아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가 원하는 AI 기술이 100%라면 삼성의 AI 기술은 아직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AI에서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보안'과 '자연어 인식'을 우선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되면 소비자 눈높이의 60∼70%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종희 부회장은 특히 AI와 반도체 소자를 결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냉장고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와 세탁과 건조를 동시에 하는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언급하며 "내년에는 더 많은 부분이 바뀌어서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이재용 회장이 DX 부문에 주문하는 사항을 묻자 "차별화된 제품, 소비자가 알아주고 인정하는 제품을 만들 것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재용 회장은 지난 3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를 찾아 노란 공 모양의 AI 반려로봇 '볼리' 시연을 본 뒤 "갤럭시 웨어러블 제품과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해달라"며 "독거노인을 위한 기능이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출시되는 모든 가전에 스크린을 내장하고, AI 기반 지능 가전으로 고객 사용 경험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재용 회장은 앞으로도 다른 사업장을 찾는 등 사업장을 순차적으로 돌며 현장 경영에 나설 예정이다.
추석 연휴 기간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해외 사업장을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임직원을 격려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