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광모, 글로벌 가전 1등 브랜드 등 구체적 사례 언급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기존 방식을 넘어 도전적 목표를 세워 LG의 미래 역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온화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최고·최초에 도전하자"며 진취적인 사업 비전을 제시하고 나섰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 25일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 참석해 "지금의 LG는 세계 최고, 최초를 위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해 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도전'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제시하며 과거 LG의 '1등 DNA'를 깨웠다. '1등 LG'는 구본무 선대회장이 지향점으로 제시한 바 있는데 '고객이 신뢰하는 기업, 투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기업, 경쟁상대들이 두려워하면서도 배우고 싶어하는 기업'을 뜻한다.
이날 워크숍은 '인공지능(AI)산업 확산'을 주제로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등 계열사 CEO(최고경영자)와 사업본부장 40여 명이 모였다. LG 경영진은 'AI를 무기로 빅테크들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에 대응하지 않고선 살아남기 어렵다'는 데 뜻을 모았다.
구광모 회장은 LG그룹 도전의 역사를 언급하며 '도전적 목표'를 주문했다.
구광모 회장은 "모두가 백색가전의 한계를 말했지만 우리는 5% 개선이 아니라 30% 혁신 성장을 목표로 세워 글로벌 가전 시장을 선도하는 1등 브랜드를 만들었다"며 "사업 철수설까지 나온 배터리 분야에서도 결국 세계 최초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양산하며 전기차 시대의 변곡점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승인을 최초로 해내며 LG뿐만 아니라 한국 신약산업 기반을 높이기도 했다"며 LG의 저력을 강조했다. LG화학은 2003년 항생제 '팩티브'를 개발해 국산 신약으로는 처음으로 FDA 승인을 받았다.
LG 경영진은 AI 기술을 적용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한 사례를 공유했다.
LG전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혁신한 사례에 대한 공유 시간도 가졌다.
LG디스플레이는 AI 기반 제조 공정 이상 감지·제어 시스템으로 제조 AI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신약후보 물질의 단백질 구조 분석에 AI를 활용해 6개월 동안 1000개가 넘는 물질을 검증하며 신약 발굴에 여념이 없다.
이날 경영진은 AI 수행비서가 주행 환경에 맞춰 차량 내부를 제어하는 '공감지능 모빌리티'를 체험하고, AI가 통화 내용을 요약하고 일정을 제안하는 AI 서비스도 살펴봤다.
LG 경영진은 중국산 가전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 대해서도 머리를 맞댔다. 조주완 대표는 지난 3년간 LG전자가 추진한 고객 중심 경영체계를 공유하며 과감한 혁신과 변화를 강조했다.
고객경험 혁신 과제로는 ▲생성형AI를 활용한 내부 데이터 분석 챗봇 등 일하는 방식의 혁신(LG전자) ▲AI 기반 제조공정의 이상 감지 및 제어 시스템(LG디스플레이) ▲국내 최초 난임치료 종합 지원 애플리케이션 개발(LG화학) ▲세계 최초로 100% 재활용이 가능한 단일 폴리에틸렌(PE) 식음료 포장재 개발 사례(LG화학)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설비통합 등 제조공정 혁신(LG에너지솔루션) 등 40여개가 소개됐다.
LG는 매년 9월마다 각 계열사 사장단이 경영 현안을 공유하는 사장단 워크숍을 개최한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LG트윈타워가 아닌 계열사 사업장에서 워크숍을 열었다. 구광모 회장이 대표가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자유 토론 방식으로 진행된 점도 과거와 다르다.
구광모 회장은 LG그룹 미래 신성장사업으로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 사장단 워크숍에서도 ABC전략이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내며 구현되고 있는지 점검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