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재개발·재건축 '권리산정기준일' 오락가락 혼란가중...책임 떠넘기는 서울시, 손 놔버린 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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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재개발·재건축 '권리산정기준일' 오락가락 혼란가중...책임 떠넘기는 서울시, 손 놔버린 구청
  • 문홍주 기자
  • 승인 2024.10.23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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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기 방지인가, 주민 갈등인가? 서울시 재개발 정책의 딜레마
- 현금청산의 함정, 보상 불균형에 대한 개선 요구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권리산정기준일'을 둘러싸고 서울시의 정책이 오락가락하며 주민들의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권리산정일은 재개발 구역 내에서 분양권을 받을 자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일로, 시는 이를 통해 투기 세력을 차단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이른 시점으로 기준일을 정하거나, 공모 시점에 맞춘 비일관적인 적용이 이어지면서 선의의 피해자들이 생기고 있다. 그 결과, 주민 간의 갈등이 고조되며 현금청산을 둘러싼 불만도 커지고 있다.

특히 조례 개정등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서울시가 각 구청에 '현금청산대상자가 지분쪼개기인지 선의의 피해자인지를 조사해 권리산정기준일을 조정해달라'는 내용의 지시를 내리면서 각 구청 담당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구청 담당자들 역시 민원 등을 우려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리산정기준일 문제의 본질, 해결책은?

서울시는 '투기 방지'를 목적으로 신속통합기획 등의 재개발 사업에서 권리산정기준일을 '공모 신청일'로 앞당기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합법적으로 건축 허가를 받은 주민들이 갑자기 '현금청산 대상자'로 전환되거나, 권리 보장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기준일이 소급 적용되면서 이미 건축 중인 건물조차 분양권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사례도 보고되었다.

현금청산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권리산정일 이후에 건축된 주택에 대해서는 '현금청산'이 이루어지지만, 문제는 그 청산 금액이 재개발 구역 지정 당시의 시세를 기준으로 산정된다는 점이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데, 현금청산가액은 이를 반영하지 못해 실제로는 청산 대상자들이 '아파트 분양권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어떤 대책이 필요한 것인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금청산가액을 산정할 때, '현재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책정해, 청산 대상자들이 공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선의의 피해자를 없애야한다는 것이다.

또한 "일정 평수 이상을 소유하면 무조건 아파트 한 채를 받는 방식은 지분 쪼개기와 같은 투기적 행태를 유발할 수 있다"라며 " 일정 평수 이상의 사람에게 아파트 한 채를 주는 대신, 보상 기준을 면적별로 차등화하여 보다 공정하게 보상해야 한다"고 했다. 즉, 소유 면적에 따라 주택 분배나 현금 보상을 차등화함으로써 불균형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일정 기간 내에 지분이 나누어진 토지에 대해서는 표준 개발부담금의 상향 조정된 요율을 적용하는 방안도 있다"라며 "조합 설립 이후 투기 목적으로 지분을 쪼갠 경우 추가적인 부담금을 부과함으로써 지분을 나누는 것이 단순한 경제적 이익이 되지 않도록 제재해야 한다"라고 했다.

서울시의 권리산정기준일 혼란은 투기를 막으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지만, 오히려 주민들 사이에 불평등을 초래하고, 실수요자들에게 불리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정책 전문가는 "권리산정기준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울시가 책임을 지고 보상 기준을 시장 가격에 맞추고, 투기 방지 대책을 강화하는 동시에 주민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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