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금융당국이 경영인정기보험을 취급한 GA(법인보험대리점)을 조사한 결과 총 72억원 수준의 부당수수료가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보험모집시장에서 GA에 대한 매출 집중현상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해서도 보다 더 세심한 관리 및 운영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영인 정기보험을 취급한 4개 GA에 대한 현장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시장 영향력이 확대된 대형 GA를 중심으로 보험영업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판매시장에서 지배력을 키워온 대형 GA의 경우 왠만한 중소보험사 보다 보험설계사가 많을 정도로 덩치가 커졌다"며 "외형 성장 속도에 비해 내부통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규모에 걸맞는 세심한 시스템 운영이 작동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금감원이 점검한 '경영인정기보험'은 중소기업이 경영진 유고 등에 대비하기 위해 대표이사(CEO) 등을 피보험자로 해 가입하는 보장성 보험상품이다.

하지만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본래 목적보다 '높은 환급률'이나 '절세 효과' 등을 내세워 영업을 확대해왔다. 이에 경영인정기보험에 대한 판매경쟁이 과열되면서 불법 영업행위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4개 GA에서 550건의 경영인정기보험을 모집하면서 보험 모집자격이 없는 179명(1개사 평균 45명)에게 수수료를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자격자 179명에게 지급된 수수료(위반금액)는 총 72억원 수준이며, 1인당 약 4000만원에 달했다.

GA･설계사가 경영인정기보험 판매과정에서 설계사 자격을 취득하지 못한 CEO의 자녀 등 모집자격이 없는 제3자에게 수수료를 부당 지급한 사례 등이다.

또한 보험계약의 체결 및 모집과 관련해 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금품 등을 제공한 사실도 적발됐다. 해당 GA는 59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자･피보험자인 중소기업 등에게 직접 금전을 제공하거나, 중소기업의 노무, 세무, 특허 등의 용역비용으로 약 6억원을 대신 지급한 것이다.

이에 금감원은 부당 영업행위로 적발돤 GA에 중징계를 부과하고, 과태료·업무정지 등 기관제재와 함께 대표이사 해임권고·문책경고 등 고강도 제재에 나설 방침이다.

금감원은 "경영인정기보험과 관련한 불완전판매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개인대상 판매 제한이나 설명자료 개선 등 내부통제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