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중 유일하게 해외서 '함박웃음'... 신한금융의 '해외 부문 순익 1위' 견인
정상혁 신한은행장, 국가별 사업전략 토대로 해외 네트워크 확대... '발로 뛰며' 성과 창출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임기가 올 연말 만료된다. 정 행장은 지난해 2월 행장직에 오른 뒤 탁월한 리더십을 앞세워 신한은행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기 만료를 앞둔 신한금융지주 현직 계열사 CEO 가운데 가장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며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정 행장의 임기 내 성과를 국내, 해외, 디지털, ESG 등 4개 주요 영역에서 꼼꼼히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註)>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신한은행은 정상혁 은행장 체제에서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무대에서도 '리딩뱅크'로 이름을 높이고 있다. 2030년 순이익의 40% 이상을 해외에서 수확하겠다는 목표에 순조롭게 다가서는 모양새다. 국가별 맞춤형 사업전략 등을 바탕으로 해외 네트워크 확대에 매진한 정 행장의 공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해외서 '함박웃음'... 신한금융의 '해외 부문 순익 1위' 견인
올 상반기 4대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 가운데 해외에서 '플러스' 성장을 만들어낸 곳은 신한은행뿐이다. 다른 3개 은행은 모두 실적 감소를 겪었다. 올 상반기 신한은행 해외법인의 순이익은 2962억4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3% 증가했다.
또한, 신한은행은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올 상반기 해외법인에서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수확했다. 같은 기간 나머지 3개 은행의 해외법인 순이익은 706억원에서 945억원 사이였다.
더욱 고무적인 부분은 국가별로 고르게 성장했다는 점이다. 먼저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올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1.25% 늘어난 121억89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어, 신한카자흐스탄은행(481억9500만원·113%↑)과 신한캄보디아은행(85억800만원·66.72%↑)도 큰 폭으로 실적을 끌어올렸다. 이 외에 일본SBJ은행(714억5100만원·16.69%↑)와 신한베트남은행(1412억7700만원·12.11%↑)도 두 자릿수의 실적 성장을 달성했다.
아울러 신한은행의 이 같은 호실적은 신한금융그룹이 글로벌 무대에서 '리딩금융' 타이틀을 차지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올 상반기 글로벌 부문 순이익은 4108억원으로 4대 금융(신한·국민·하나·우리) 중 1위였으며, 신한금융은 해당 순이익의 97%를 신한은행을 통해 거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주요 은행들이 수익성 증대를 위해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들 대부분은 고전 중"이라며 "다만 신한은행만이 해외 무대에서 흡족한 성과를 쌓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의 추세라면 2030년 연간 순이익의 4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겠다는 (신한은행의) 목표가 무난하게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국가별 맞춤형 전략 바탕으로 해외 네트워크 확대... '발로 뛰며' 성과 창출
금융권은 신한은행이 글로벌 무대에서 순항하는 데 있어 '선장'인 정 행장의 경영 판단이 제대로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각 국가에 맞는 차별화 전략을 수립한 뒤 이를 토대로 네트워크를 적극 확장 중인 정 행장의 수완이 호실적을 빚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정 행장은 현지 지배력을 확보한 시장에 대해서는 '과감한 도전'을 전개하고 있다. 도쿄 키라보시 금융과 디지털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베트남 시장 진출을 원하는 국내 중소기업에 맞춤 컨설팅 등의 각종 솔루션을 제공 중인 것이 대표적인 예다.
공급망 재편 수혜지역의 경우 본격적인 성과 창출을 시도 중이다. 이를 위해 정 행장은 '발로 뛰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런던으로 몸소 날아가 영국 정부와 인프라 및 ESG 분야 등에서 향후 5년간 약 1조6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현지 사업 다각화를 위한 다양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정 행장의 주도 하에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카자흐스탄 경제 사절단으로도 참여했다.
아시아 '이머징 마켓'에 대해서는 기반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주요 예시로는 정 행장이 직접 인도를 방문, 현지 NBFC(Non-Banking Financial Company·비은행 금융회사) 시장 내 학자금 대출 1위 기업인 Credila와 지분투자(약 10%·1.8억달러) 계약을 체결한 것이 꼽힌다. 이는 국내 시중은행이 인도 기업에 지분투자를 실시한 최초 사례다.
여기에 더해 정 행장은 몽골 칸은행(Khan Bank)과의 업무협약 체결 역시 이끌어냈다. 칸은행은 몽골 전 지역에서 540여 개의 영업점을 운영 중인 현지 최대 상업은행으로, 몽골 전체인구의 약 80%가 이용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정 행장이 직접 분주하게 움직인 덕분에 신한은행은 지난해 총 6개 해외 지점(베트남 5개·캄보디아 1개)을 신설하기도 했다. 올해는 현재까지 모두 3개 지점(베트남 2개·멕시코 1개)이 신설됐으며, 연내 베트남 1개 지점이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수장이 앞장서서 글로벌 사업을 챙기며 실적을 상승시키고 있다"며 "특히 해외 네트워크 확장과 관련해서는 정 행장이 각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행장이 신한은행의 글로벌 공략을 성공적으로 지휘하고 있다는 점에는 누구나 동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탁월한 해외 사업 성과가 정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