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단체 "트럼프 당선 축하…한국 우호적 투자·환경 조성"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트럼프가 기업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이 관심을 모은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국내 경제단체들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게 축하의 뜻을 전하며 한·미 경제 협력과 글로벌 경제 성장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6일 논평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 후보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확고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미국 경제 회복을 가속하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도 세계 경제의 번영을 위한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과 미국은 굳건한 안보 동맹을 기반으로 오랜 기간 긴밀한 통상 관계 유지와 상호 중요한 경제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다"며 양국 관계를 강조하고, "최근 국내 기업은 반도체와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미국의 고용 창출과 산업 다변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전혔다.
아울러 "한국의 노력은 앞으로도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협력 관계가 지속 발전돼 양국 간 더 큰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트럼프 후보의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새로 출범하는 행정부에서도 지금까지 굳건하게 유지돼 온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양국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경제,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이 한층 더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양국 기업들이 보다 자유롭고 활발한 투자로 경제적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도 적극 나서줄 것을 희망한다"며 "경영계도 양국의 경제협력 확대와 우호 증진을 위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교류의 장을 확대·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새 미국 행정부가 철통과 같은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토대 아래 양국 경제협력도 확대·발전시키기 바란다"며 "특히 양국 경제 관계의 핵심 축인 한국 기업의 대미투자와 교역이 지속될 수 있도록 우호적인 투자 및 통상환경을 조성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경협은 또 "새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의 부담은 최소화하고 기회는 최대로 활용할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보다 정교한 민관협력체계로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한경협은 미국상공회의소와 한미간 최고위급 민간 경제협력 채널을 운영하는 한국의 대표 대미경제 창구로서 양국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하게 되면서 국내 기업인 및 경제인 인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깜짝 승리'했을 때와 달리 이번에는 비교적 여유 있게 소통 창구를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국내 재계 인사들과 적극 스킨십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6월 방한 당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의 회동 자리에서 이재용 회장(당시 부회장), 최태원 회장 등을 일으켜 세우며 대미 투자에 대한 감사의 뜻과 함께 투자 확대를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1월 내한했을 때에는 청와대 국빈 만찬에 박용만 당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최태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당시 부회장), 구본준 LS그룹 회장(당시 LG그룹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등이 참석해 인사를 나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9년 5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 대기업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트럼프와 면담했다. 김승연 회장은 트럼프의 오랜 지인이자 트럼프 캠프에서 외교·안보 분야 자문을 맡았던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의 추천으로 2017년 1월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대받았다.
트럼프 2기에서 주요 내각 자리를 맡을 인물로 꼽히는 빌 해거티 상원의원은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과 인연이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수장인 류진 회장(풍산그룹 회장)은 미국 경제계뿐 아니라 정계 인사들과도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류진 회장은 지난 7월 '2024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 간담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은 미국 기업과 똑같이 대해 주는 면에서는 더 나을 수 있다"며 "오히려 민주당은 미국 기업을 보호하고, 특히 노조 관련 기업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우리나라 기업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우리나라 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인사들과 수시로 접촉해 왔다. 공식 외교 라인에서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조태열 장관은 3년 동안 미국 뉴욕에서 주UN 한국대사로 지내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외교 라인과 자연스레 접점을 늘렸다. 현재는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가 전방에서 네트워크 형성을 주도하고 있다. 조현동 대사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활약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과 만났다.
정치권에도 트럼프 1기를 계기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네트워크가 상당 부분 구축돼 있는 상태다. 탈북민 출신인 지성호 전 국민의힘 의원은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대통령 국정연설에 초청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 지 전 의원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면담하기도 했다.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동섭 국기원장은 2021년 미국 플로리다주 트럼프 별장을 방문해 퇴임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직접 태권도 명예 9단증을 수여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을 지낸 박진 전 국민의힘 의원은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과 연이 있다. 박진 전 의원은 폼페이오 전 장관과 하버드대 동문으로, 폼페이오 전 장관이 지난 5월 방한했을 때 독대해 한미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나경원 의원은 빌 해거티 상원의원과 인연이 있다. 윤상현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인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전력개발 담당 부차관보, 짐 리시 상원의원 등과 면담을 하는 등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