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시스템 전환 성공적으로 마무리... 디지털 신사업 진출 등에도 적극적
AI 경쟁력 또한 크게 키워... 업무 효율화·고객 서비스·내부 통제 등에 AI 두루 활용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임기가 올 연말 만료된다. 정 행장은 지난해 2월 행장직에 오른 뒤 탁월한 리더십을 앞세워 신한은행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기 만료를 앞둔 신한금융지주 현직 계열사 CEO 가운데 가장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며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정 행장의 임기 내 성과를 국내, 해외, 디지털, ESG 등 4개 주요 영역에서 꼼꼼히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註)>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신한은행은 정상혁 은행장 체제에서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스템 정비와 디지털 신사업 추진 등은 물론이고, 최근 금융권의 최대 화두로 꼽히는 AI(인공지능) 활용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언제 어디서나 고객의 일상에 스며드는 에브리웨어뱅크(Everywhere Bank) 및 인비저블 뱅크(Invisible Bank)'를 디지털 혁신 전략으로 설정한 정 행장의 판단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세대 시스템 전환 성공적으로 마무리... 디지털 신사업 진출에도 적극적
신한은행은 지난 5월 차세대 시스템 전환 프로젝트 '더 넥스트(THE NEXT)'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더 넥스트는 신한은행이 코어뱅킹, 마케팅 시스템, 아키텍처 등 시스템 전반을 고객과 직원, 플랫폼 관점에서 전면 전환하기 위해 2021년부터 진행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신한은행은 더 넥스트를 통해 ▲신한 SOL뱅크 응답속도 6배 향상 ▲영업점 창구 업무 처리속도 개선 ▲고객 개개인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超)개인화 서비스 기반 마련 ▲직원 누구나 쉽고 빠르게 상담 가능한 디지털 업무 플랫폼 개발 ▲연결과 확장이 자유로운 디지털 전용 뱅킹시스템 구축 등의 효과를 얻었다.
더욱 고무적인 부분은 신한은행이 더 넥스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불편함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전까지 금융권에서는 시스템 전환 시 시스템을 중단한 후 한꺼번에 전환하는 '빅뱅' 방식을 활용해왔으나 신한은행은 신·구 시스템을 병행 운영하는 '단계적 전환' 방식을 도입, 고객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고도 프로젝트를 순조롭게 완료했다.
여기에 더해 신한은행은 디지털 분야의 신사업 또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먼저 신한은행은 지난 5월 더존비즈온과 합작해 '테크핀레이팅스'를 공식 출범시켰다. 테크핀레이팅스는 국내 1호 기업금융특화 신용평가사로, 신한은행은 테크핀레이팅스를 통해 신규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는 한편, 기업 자금 조달 방식의 혁신적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테크핀레이팅스와 SGI서울보증의 제휴를 통해 신청부터 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신한 디지털 신용보증 팩토링'를 출시한 것이 주요 사례다.
이에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1월 열매컴퍼니와 토큰증권 예치금 관리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조각투자 시장에도 발을 내디뎠다. 열매컴퍼니는 조각투자 플랫폼 전문기업으로, 신한은행은 ▲조각투자 청약 프로세스 구현 ▲맞춤형 예치금 관리 ▲실명 계좌 연동 ▲마이데이터를 통한 자산 조회 등의 분야에서 열매컴퍼니와 협력 중이다.
▶AI 경쟁력 주요 은행 중 단연 돋보여... 업무 효율화·고객 서비스·내부 통제 등에 AI 두루 활용
신한은행은 뛰어난 AI 경쟁력 역시 자랑하고 있다. 직원 업무 효율화, 고객 서비스, 내부 통제 등 전 영역에서 AI를 두루 활용하며 AI 선도 은행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우선 신한은행은 업무 자동화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모든 직원에게 AI 비서를 제공하는 'R비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30개 영업점, 4개 본부부서 등 총 100명을 대상으로 R비서 시범 사업을 마쳤으며 올해는 본사업을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은 AI 비서 서비스를 전행적으로 실시해 모든 직원의 '1인 1봇' 체계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은 지난 3월 'AI 스튜디오'를 전국 영업점에 확대 도입했다. AI 스튜디오는 고객의 행동을 분석하거나 특정 상품, 서비스 등을 필요로 하는 고객을 예측함으로써 직원이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별도의 코딩 지식 없이도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어 임직원의 업무 효율성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AI 기술을 활용해 내부통제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직원의 이상 거래를 탐지하는 AI 점검 시스템을 개발해 도입했으며, 지난 7월부터는 AI 기술을 적용해 금융사고 방지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시스템이 금융사고의 징후를 한층 폭넓게 탐지할 수 있도록 금융사고 관련 제재와 판례 정보 등을 AI 학습 데이터로 추가하는 것이 해당 프로젝트의 주요 목적이다.
마지막으로 신한은행은 미래형 디지털 특화 점포인 '디지로그 브랜치'와 AI 은행원을 결합시킨 'AI 브랜치'를 이달 중 선보일 계획이다. AI 브랜치에서는 창구 안내, 상품 상담, 계좌 개설, 대출 신청 등의 모든 업무를 AI 은행원이 수행한다. AI 브랜치를 통해 사람 없이 운영되는 새로운 영업점 시스템을 구축하고 추후에는 시간과 공간에 제약이 없는 금융환경까지 마련한다는 것이 신한은행의 목표다.
▶정상혁 은행장, '고객 중심 디지털 전환' 강조... '디지털 리딩뱅크' 신한은행 이끌어
금융권은 신한은행이 디지털 전환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는 데 정 행장의 공이 컸다고 입을 모은다. 취임 직후부터 고객 중심의 디지털 전환을 강조하며 IT 조직 등을 개편한 정 행장의 리더십이 신한은행을 '디지털 리딩뱅크'로 도약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정 행장은 "미래 신한의 모습은 고객의 삶에 녹아드는 에브리웨어 뱅크"라는 취임 일성을 남기는 등 임직원에게 새로운 형태의 금융 혁신을 주문한 바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정 행장 취임 이후 전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정 행장이) 자신만의 철학을 토대로 관련 조직과 프로세스를 정비하는 등 디지털 역량 확보에 힘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신한은행의 IT 조직을 서비스 중심의 개발 조직으로 재구성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정 행장 체제에서 AI를 중심으로 미래 디지털 경쟁력의 기반을 쌓아가고 있다"며 "은행권의 AI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다는 점은 추후 신한은행에게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