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원인 계파갈등 봉합 과제
경영 키워드로 '고객 감동' 제시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정진완 차기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조직을 정상화시킬 수 있을까?
우리은행은 현재 실적 성장보다는 내부통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 내정자는 "조직 쇄신을 통해 신뢰를 받는 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지난달 29일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정진완 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추천했다.
1967년생인 정 내정자는 경북 포항 출생으로 포항제철고등학교와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55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정 내정자는 우리은행 대표 '영업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종로3가지점장, 기관영업전략부장, 중소기업전략부장, 삼성동금융센터장, 테헤란로금융센터 본부장, 본점영업부 본부장을 거쳐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맡고 있다. 형식에 얽매이기보다는 업무 효율과 진정성 있는 소통을 중시하는 실용형, 현장형 리더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 내정자는 내부통제 방안에 대해 "제 은행생활 30년 중 26년을 영업점에서 생활했다"며 "직원들이 업무부담보다 내부통제를 우선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게 우선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론적으로는 내부통제가 우수한 편이고 잘 돼있다"면서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직원들이 일을 할 때 과부하가 걸리는 부분을 덜어내서 내부통제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 내정자는 내부통제에 중점을 둔 경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고객들의 신뢰를 다시 얻겠다는 계획이다.
정 내정자는 "최근 일련의 금융사고로 실추된 은행 신뢰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전면적 혁신과 기업문화의 재정비에 우선적 목표를 두겠다"며 "혁신형 조직개편, 성과중심의 인사쇄신을 통해 우리은행만의 핵심 경쟁력을 제고해 신뢰받는 우리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정 내정자는 내부에서 지속되는 계파 갈등 봉합도 이뤄내야 한다. 우리은행은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된 이후 두 은행 출신 사이의 갈등이 지속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에서 지속적으로 발생되는 금융사고 역시 계파 갈등으로 인한 일이라는 목소리가 많다"면서 "정 내정자가 계파에 얽매이지 않는 인사를 통해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내정자 역시 계파 갈등에 대해 "출신 은행에 따른 차별은 고려하지 않는다"면서 "일 잘하는 사람을 쓸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정 내정자는 경영 키워드로 '고객 감동'을 꼽기도 했다. 일본 미즈호은행을 거론하며 고객 감동 DNA를 직원들에게 심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미즈호은행의 경우 멤버십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혜택을 제공한다. 은행에 맡긴 자산의 규모에 따라 차등적으로 VIP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이에 우리은행 역시 고객을 대상으로 멤버십 혜택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액 자산가들에게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다수의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란 의견이다.
한편 정 내정자는 이달 중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자격 요건 및 적합성을 검증받은 후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돼 내년 1월부터 2년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