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신한은행이 지난 7일 국내 은행권 중 가장 빠른 시기에 '2024 ESG 보고서'를 발간했다. 국내 기업들의 ESG 보고서 발간이 주로 6~7월에 집중되는 것과 비교해 약 3개월 앞선 행보다.

신한은행은 이날 'Finance, Move Together'를 주제로 ▲ESG 주요 활동을 스토리텔링 한 'ESG Story Book'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담은 'ESG Special Book' ▲표준화된 데이터를 제시한 'ESG Fact Book' 등 세 가지 보고서를 공개했다. 환경부 탄소 배출량 검증(5~7월)과 재무제표 확정(3월 말) 일정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대다수가 6~8월에 보고서를 내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행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지난 2021년 12월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ESG 보고서를 발간한 이후 지난해부터 상반기에 ESG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다"며 "한국ESG기준원 등 ESG 평가 주기와 별개로 자체적인 성과 점검 일정을 운영하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기업의 74%는 6~8월에 관련 공시를 마쳤으며, 2024년에는 7월 1일 하루에만 다수 기업이 동시에 보고서를 발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민병덕 국회의원이 발간한 '2023 한국 ESG 금융백서'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ESG대출 규모는 57조3000억원으로 민간 금융기업 중 최대로 나타났다. 농협은행(38조1000억원), KB국민은행(32조4000억원), 우리은행(29조7000억원), 하나은행(25조2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기후금융 분야에서 신한은행은 2022년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 기준 그린본드 1000억원 발행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누적 5000억원을 조성했다. 태양광 발전·리튬이온 배터리 시설 등 저탄소 사업에 자금을 투입하며 환경부 가이드라인을 전 과정에 적용했다.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도 확대했다. '민생금융지원방안 2조+α'에 3067억원을 투입하고 맞춤형 특례대출 3종을 신규 출시했다. 디지털 전환 지원을 위한 '상생형 스마트상점' 사업으로 키오스크 도입비의 50%를 지원해 2024년 1200개 점포에 적용했으며, 청년층 5800여 명에게 438억원의 대출금리 감면 혜택을 제공했다. 조직개편 측면에서는 ESG기획실을 SDGs기획실로 개편하고 사외이사 중심의 ESG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에 대해 "ESG 경영 선도를 통한 시장 주도권 확보 전략"이라는 평가다. 신한금융그룹은 2020년 'Zero Carbon Drive' 전략을 선언하고 2021년부터 'L.E.A.D' ESG 전략을 수립해 ESG 경영을 강화해 왔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2025년 신년사에서 "내수 부진 및 수출 둔화,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올해는 신한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확립,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 금융을 통한 사회적 이슈 해결"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기업 시민으로서의 역량을 높이고 녹색금융에 힘을 보태며 저출산 문제와 청년세대 지원에도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하며 ESG 경영 의지를 재확인했다.

신한은행 측은 "ESG는 고객과 사회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신한은행의 굳건한 약속"이라며 "앞으로도 진심과 최선을 담아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