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신평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시스템 리스크에서 개별 금융사·건설사 문제로 전환"
- 자기자본비율 40% 이상 시 책임준공 의무 면제...실효성은 제한적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작년 12월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기업 밸류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br>](/news/photo/202503/324604_368904_831.jpg)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리스크가 경제시스템 리스크에서 일부 금융사와 건설사의 리스크로 축소됐다고 밝혔다.
19일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기준 모든 금융권 사업장에 대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결과와 정리·재구조화 현황, 제도 개선방안 추진 상황을 발표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부동산 PF 리스크가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의 지속적 노력에 힘입어 경제시스템 차원의 이슈에서 과도한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했던 일부 금융사와 건설사의 이슈로 전환됐다"고 평가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금융권 전체 부동산 PF 사업장(202조3000억원) 중 유의 및 부실우려 사업장은 19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9.5%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9월 말(22조9000억원, 10.9%) 대비 규모와 비중 모두 감소한 수치로, 신규 취급보다 사업 완료와 정리·재구조화로 감소한 익스포저가 더 많았기 때문이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특히 2024년 4분기 중에는 브릿지론과 토지담보대출 등 사업 초기 단계 사업장을 중심으로 정리·재구조화가 활발히 진행됐다. 유형별로는 토지담보대출의 유의 및 부실우려 사업장이 11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본 PF 4조1000억원, 브릿지론 3조90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금융업권별로는 상호금융 등이 9조2000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으며, 저축은행 3조6000억원, 증권 3조4000억원, 여전 2조1000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정리·재구조화 측면에서는 2024년 6월 말 기준 대상 여신 20조9000억원 중 2024년 말까지 6조5000억원의 이행이 완료돼 눈길을 끈다. 금융당국은 2025년 상반기까지 총 16조2000억원의 정리 및 재구조화를 완료할 방침이어서 부동산 PF 시장의 안정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금융권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유의/부실우려 잔액 19조2000억원) 대비 대손충당금 및 준비금의 비율은 약 68%로 높지 않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증권업과 저축은행, 여전업의 PF 익스포저(9조1000억원) 대비 대손충당금 및 준비금의 비율은 81% 수준에 달해, 현재 인식하고 있는 부동산 PF 부실 위험이 일부 현실화하더라도 업권 전체 기준으로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실물경기 둔화로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부동산 PF 리스크의 '정점 이후 하락세(Peak-out)'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며 연말까지 금융사들의 실적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금융회사별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신용등급에 적기 반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