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증권 벽 허문다"...진옥동 회장 주주서한에 담긴 2027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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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증권 벽 허문다"...진옥동 회장 주주서한에 담긴 2027 승부수
  • 나아영 기자
  • 승인 2025.03.31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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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하락기 대응...'비이자이익 확대' 카드로 승부
- 'One 거버넌스' 도입으로 은행·증권 시너지 극대화
- 2027년까지 ROE 10%, 주주환원율 50% 목표 제시
2025 신한금융지주 주주서한. [신한금융그룹]
2025 신한금융지주 주주서한. [신한금융그룹]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은행과 증권의 자산관리(WM) 사업을 단일 거버넌스 체계로 통합하고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을 본격화한다. 진옥동 회장은 30일 주주서신을 통해 금리 하락기 대응과 수익구조 다변화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진 회장은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외형과 손익이 미래의 생존까지 보장하지 않는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질적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은행과 증권의 WM 사업을 하나의 거버넌스 체계로 운영하겠다는 구상이 주목받고 있다.

진 회장은 "은행과 증권의 WM 사업을 하나의 거버넌스 체계로 운영하며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WM 사업을 구조화된 IB Deal 자산 기반의 PIB(Private Investment Banking) 사업 중심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부터 WM 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WM 담당 부서를 서울 중구 소재 본점에서 여의도 신한투자증권으로 이전했으며, 2023년 해체됐던 WM 그룹의 '매트릭스 체계'를 재도입했다. 이 체계는 은행 WM 그룹장(부행장)이 증권 WM 업무도 함께 맡아 총괄하는 구조로, 물리적 통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금리 하락기에 따른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 축소 추세 속에서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한 주요 전략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자산관리 사업은 금리 변동에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 중심 비즈니스 모델로, 분석에 따르면 수익 안정성 강화가 기대되는 분야로 꼽힌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일본 미쓰비시UFJ금융그룹(MUFG) 등이 은행과 증권의 자산관리 사업을 통합 운영하며 성과를 거둔 사례가 있다. MUFG는 2022년 2월 계열사인 은행, 증권사와 공동으로 사용하는 WM 디지털 플랫폼 'WMPF'를 도입해 그룹사 간 원활한 정보 공유를 토대로 영업 기회 발굴과 솔루션 역량을 강화했다.

국내에서도 KB금융이 은행·증권사가 공동 운영하는 'KB골드&와이즈' 점포를 통해 고액자산가를 위한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우리은행이 'PCIB 모델'을 통해 초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자산 관리뿐 아니라 법인들의 운용 자금 컨설팅, 자금 조달까지 지원하는 종합 금융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현재 국내 WM 시장에서 은행(63%)과 증권(29%)은 별개 영역으로 운영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서신에 따르면, 한국에는 100억원 이상 개인 고객이 809명, 10억원 이상 개인 고객은 2만5729명에 달한다. 주요 선진국과 달리 한국의 자산관리 비즈니스는 주로 증권이 아닌 은행에서 이뤄져 고객 니즈에 맞는 다양한 상품군 제공이 제한적이었다.

이 같은 전략 전환은 금리 인하 기조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신한금융그룹은 2024년 당기순이익 4조4502억원(전년 대비 1.9% 증가)을 기록했으나, 비이자 이익은 전년 대비 4.6% 하락했으며,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 관련 평가손상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진 회장은 "질적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영업이익경비율(CIR)을 40%대 초반 수준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특히 AI 기술을 적극 활용한 채널 및 업무 전반의 효율화를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설 계획이다.

해외사업에서도 신한금융그룹은 주목할 만한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은행 일본과 베트남 법인을 중심으로 2024년 역대 최고 수준인 총 7589억원의 이익을 실현했으며, 이는 그룹 전체 손익의 16.8%에 달하는 규모다.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는 2024년 1조1000억원의 현금배당과 7000억원의 자사주 취득을 통해 주주환원율 40.2%를 달성했다. 진 회장은 "2027년까지 ROE 10%, 주주환원율 50%, 주식 수 5000만주 축소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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