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없이 미래 없다"...이사회 개편 농협금융과 강호동 '그림자'
상태바
"혁신 없이 미래 없다"...이사회 개편 농협금융과 강호동 '그림자'
  • 나아영 기자
  • 승인 2025.03.31 1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찬우 회장 "당장 혁신하지 않으면 미래 없다"
- 내부통제·ESG·디지털 전문가 대거 영입...사외이사 4명 중 3명 교체
- 농협중앙회 '옥상옥 구조' 여전...강호동 회장 영향력 논란 지속
이찬우 회장(앞줄에서 왼쪽)이 '2025년 제1차 농협금융 고객전략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NH농협금융지주]
이찬우 회장(왼쪽)이 '2025년 제1차 농협금융 고객전략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NH농협금융지주]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NH농협금융지주가 이사회 개편을 통해 혁신을 추진하고 있지만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배구조가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30일 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이찬우 회장은 지난 27일 고객전략협의회에서 "당장 혁신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며 위기감을 표출했다. 금융환경 변화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른 경쟁 심화 속에서 나온 발언이다.

농협금융은 이에 앞서 지난 21일 사외이사 4명 중 3명을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배용원 변호사(전 청주지검장)는 내부통제 강화를, 안윤주 건국대 교수는 ESG 전략을, 차진석 전 SK하이닉스 CFO는 재무 리스크 관리를 각각 맡게 됐다. 디지털 금융 전문가인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만 유일하게 연임됐다.

하지만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은 농협금융의 지배구조 개선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012년 신용 사업(금융)과 경제 사업(비금융)을 분리하는 '신경분리'를 단행했음에도, 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보유한 채 13년째 유지되는 '옥상옥 구조'가 근본적 한계로 지적받는다.

이 구조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취임 이후 더욱 견고해졌다는 평가다. 강 회장 체제에서 이사회 9명 중 7명이 교체되며 인사 개입 논란이 지속됐고, 지난해 말 측근 인사들이 주요 계열사 대표로 대거 임명되며 '코드인사' 의혹까지 불거졌다. 지난해 국회 감사에서는 윤준병 의원이 "중앙회 간섭으로 독립적 경영이 악화했다"고 공식 지적하기도 했다.

이찬우 회장은 인공지능 기반 초개인화 서비스 개발을 통해 고객신뢰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1개 금융 자회사와 전국 농축협 네트워크를 연계해 금융-비금융 부문 간 시너지 창출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내부통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상태다. 불과 작년까지 총 10억원 이상의 사고가 6건 발생하며 누적 손실 규모가 430억원에 달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농협금융의 최근 3년간 리스크 관리 평가는 업계 평균을 밑돌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 혁신과 리스크 관리 실패의 근본 원인은 농협중앙회의 과도한 간섭에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 없이는 전략 실행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이사회 개편이 전문성 강화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라며 농협금융의 혁신 로드맵이 실질적 성과로 나타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