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하락·환율 안정…관세 충격과 탄핵 여파 속 시장 반응
- 정치 불확실성 해소와 관세 우려 속 금융시장 향방 주목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트럼프 관세 충격과 윤석열 대통령 파면 결정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해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 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긴급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시장안정 조치를 준비하도록 지시했다.
금감원은 이날 오후 이 원장 주재로 긴급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은 전날 나스닥이 6% 급락하는 등 트럼프 관세 충격으로 인한 주요국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금감원은 향후 국가별 보복관세 등에 따른 무역전쟁 우려와 교역감소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 미국 중심 경제·금융시스템에 대한 반발 등으로 대외 환경이 예단하기 어려운 위중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이 원장은 전 임직원이 비상대응체계 하에서 경계심을 가지고 필요시 가용한 시장안정 조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대내외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국내 시장의 변동성이 언제든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외환·주식·채권 등 금융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피면서 관세 충격이 큰 기업들의 장·단기 자금조달 상황을 밀착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고율 관세 충격에 노출된 주요 산업의 국내 및 해외 공급망의 생산·수출 영향 등을 충격 전달경로에 따라 정밀 분석하고, 기업들의 관세 대응과 사업 재편에 필요한 자금이 원활히 공급되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검토하며 관계기관과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지방의 중소 협력업체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세밀히 점검할 방침이다.
이날 국내 증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관세 우려로 코스피가 전일 대비 0.86% 하락한 2465.42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하루 만에 1조809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원화 가치는 크게 상승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2.9원 내린 1434.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월 26일(1433.1원) 이후 최저치로 일일 낙폭으로는 2022년 11월 11일(59.1원)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국고채 시장도 7bp 내외 하락하며 강세 마감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 이후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가운데 시장의 금리 인하 베팅이 다시 한번 불붙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전일 트럼프의 관세 정책 여파로 미국은 5년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며 "S&P500이 4.8% 하락해 2020년 6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나스닥은 6.0% 하락해 같은 해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변동성지수(VIX)도 40% 급등하며 30선을 돌파했다"며 "반도체 및 의약품 품목별 관세도 언급되며 반도체지수가 9.9% 급락했고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도 비우호적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강 선임연구원은 "오늘 양 시장은 이차전지 종목이 강세를 보이면서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이라며 "일본(-2.8%), 홍콩(-1.5%)의 낙폭이 컸던 데 비해 코스닥은 상승했고, 코스피도 LGES(+4.4%), 삼성SDI(+4.2%), LG화학(+2.9%) 등이 지수기여도 상위를 차지하면서 낙폭을 줄였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내수소비재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신세계(+12.6%), 롯데쇼핑(+9.1%), 호텔신라(+7.9%) 등이 큰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 22분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파면의 효력은 즉시 발생해 윤 대통령은 직위를 잃었다.
헌재는 "당시 국회의 탄핵소추권 행사가 중대한 위기 상황이라 볼 수 없고, 국회 권한 행사가 위법·부당하더라도 국가긴급권 행사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정치 상황 변화와 트럼프 관세 충격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금감원의 비상대응체계 가동에 따른 시장안정 조치와 함께 향후 관세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추가 대책에도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상상인증권은 "채권시장은 단기적으로 추경 규모의 확대 가능성 프라이싱 및 중장기적으로 야당으로 정권교체 가능성까지 일부 반영할 수 있다"며 "재정 기조가 확장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조기 대선 및 8월 말 중기 재정운용계획까지 국채 발행 부담은 기존 대비 확연히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