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시장 한파에 카카오 "폭싹 속았수다"...11조 엔터 사업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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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시장 한파에 카카오 "폭싹 속았수다"...11조 엔터 사업 포기
  • 나아영 기자
  • 승인 2025.04.09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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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 '11조원' 카카오엔터 IPO 포기 및 매각 추진 선언
- 코스피 2200선 붕괴에 기업들 상장 '몸사리기'...4월 예비심사 신청 급감
- 증권가 "IPO 시장 한파 장기화 우려"...M&A 시장으로 관심 이동 전망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출처=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출처=카카오엔터테인먼트]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글로벌 통상전쟁 격화와 국내 증시 부진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는 가운데 카카오가 11조원 규모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을 추진하면서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대형 거래 감소에 따른 수수료 수입 감소를 우려하는 한편, 인수합병(M&A) 시장으로의 기회 이동 가능성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주요 주주들에게 전달했다. 카카오엔터는 지난 2019년부터 IPO를 준비해왔으나 쪼개기 상장 논란과 시장 상황 악화로 상장 대신 매각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기업가치는 11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며, 주요 인수 후보로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 게임사와 하이브 등 대형 엔터사, 대형 사모펀드(PEF) 등이 꼽힌다.

카카오의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인한 통상전쟁 격화와 맞물려 있다. 미국에서는 티켓 거래 플랫폼 스텁허브,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 등 주요 기업들이 IPO 계획을 연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무역 전쟁이 주식시장을 뒤흔들며 투자자와 경영진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며 "주식 급락은 IPO를 준비하던 기업들의 계획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시도 트럼프발 관세 충격으로 코스피지수가 2200선까지 후퇴하면서 기업들의 상장 의지가 꺾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 들어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기업은 대한조선 단 1곳(스팩 제외)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8곳이 상장 준비를 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감소한 수치다. 증권업계는 4월 IPO 시장이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예상 공모금액도 역대 동월 평균 1289억원을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시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IPO 시장 침체는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 확대로 인해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의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에는 트럼프 리스크와 계엄 사태 등으로 국내 증시가 휘청이자, 케이뱅크, 동방메디컬, 씨케이솔루션 등이 공모 과정에서 상장 추진을 접은 바 있다.

금융권, 특히 증권사들에게 IPO 시장 침체는 직접적인 타격이 될 전망이다. 대형 IPO 건수 감소는 주관사 수수료 수입 감소로 이어지며, 이는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 또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 경로가 제한되면서 전반적인 기업 금융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카카오엔터 매각 과정에서는 투자자 간 이해관계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0여 년 전부터 투자해 온 초기 투자자인 앵커PE는 신속한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절실한 반면, 뒤늦게 합류한 PIF와 GIC는 기대 수익에 못 미치는 매각에는 동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투자 시점과 회수 전략에 차이가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통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의 국내 증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부과로 글로벌 제조업 국가들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현재 코스피 지수는 많이 내려와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겠지만, 상승할 이유도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IPO 시장 회복을 위해서는 글로벌 통상 갈등 해소와 국내 증시 안정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기업들의 상장 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다"며 "미·중 무역분쟁 해결과 함께 코스피 지수가 최소한 2400선을 회복해야 IPO 시장에 온기가 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기업 가치 산정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고 투자 심리가 개선되어야 대형 IPO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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