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설명회 개최, 평가기준·예외 인정 등 실무 궁금증 현장서 해소
- 현장 반응 긍정적...업계, 제도 안착 기대감 높아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회계·감사 지배구조가 우수한 상장기업이라면 앞으로 외부감사인을 최대 9년간 자율적으로 선임할 수 있게 됐다. 감사 품질과 독립성 측면에서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기업은 올해 처음 도입된 금융당국의 감사인 주기적 지정 의무를 3년간 유예받는 제도의 적용 대상이 된다.
28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상장회사와 코스닥기업의 실무진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정유예 제도와 평가 기준, 신청 절차를 안내하는 기업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제도는 회계 투명성과 자본시장 신뢰 제고를 목표로 마련됐다. 신청은 6월 1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되며, 금융감독원과 한국ESG기준원이 평가자료를 담당한다. 이후 7인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8월과 9월에 걸쳐 심사를 진행하고, 9월 증권선물위원회 최종 의결을 통해 선정 기업이 확정될 예정이다.
지정유예를 신청하려면 최근 3년 내 횡령이나 배임 등 중대한 법령 위반, 회계 신뢰성 결여, 비적정 감사의견 등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 평가항목은 감사기능 독립성, 감사기구 전문성, 회계·감사 시스템 실효성, 감사인 선임절차 투명성, 그리고 회계투명성 개선 노력 등 5개 분야와 17개 세부 항목으로 구성된다. 내부감사위원 분리선출, 사외이사 전원 구성, 전담조직의 전문성과 독립성, 감사인 선임 과정의 투명성 등 항목별로 점수가 부여된다. 총점 1000점 중 800점 이상을 받아야 지정의무가 3년 1회 유예되며, 외부감사인 자율선임 기간도 최대 9년까지 늘어난다.
이날 설명회 현장에서는 평가기준의 실제 적용 방식, 요건 충족이 어려운 경우의 예외 인정 기준 등 실무적인 사항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표이사와 감사위원장의 확약서, 이행계획서, 정관 등 구속력 있는 증빙자료가 제출되면 일시적으로 점수가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후 요건이 미이행되면 유예가 취소되며, 지정유예가 최종 확정된 뒤에도 매년 요건 유지 여부에 대한 사후관리와 평가자료 제출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평가위원회는 기업계와 회계업계, 금융당국, ESG 전문가 등 7인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됐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분식회계 사태 이후 강화된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가 일정 수준 이상의 요건을 충족한 기업에도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에는 행정 부담을 낮추고, 미흡한 기업에는 개선을 유도해 자본시장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최종학 서울대 교수(평가위원장)는 "감사위원회의 실질적 감시 기능과 회계 전문가 확보, 전담지원조직의 체계와 독립성이 제도 성공의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평가위원회는 감사 품질에 중점을 둔 감사인 선임과, 국내 현실에 맞춘 세부 평가항목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무 현장에서는 새롭게 마련된 평가 기준에 대해 정량·정성 평가가 명확히 구분되고, 서류 보완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 실무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한 상장회사 내부감사팀 실무자는 "세부 항목별 배점 공개와 예외 인정 기준이 명확하게 안내돼 준비 방향을 뚜렷하게 세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실무자는 "과거보다 절차가 체계적으로 개선돼, 현장 질의응답과 FAQ 제공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5월 중 추가 설명회와 FAQ, 홈페이지 안내 등 실무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업계 실무진들은 평가기준 세부화와 예외 인정 기준의 명확성이 제도 안착의 관건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지정유예제도 도입은 회계감사 분야의 선진화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자본시장 신뢰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앞으로도 현장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기업과 금융권의 효율적 대응을 위한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