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中 전기차 보조금' 지적에...환경부 "국산 우대 정책 시행 중"
상태바
이 대통령, '中 전기차 보조금' 지적에...환경부 "국산 우대 정책 시행 중"
  • 김지윤 기자
  • 승인 2025.07.17 16: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통령, 국무회의서 "중국산 전기버스에 왜 보조금 몰아주나" 지적
환경부 "보조금 정책 개편하며 국산 우대 정책 시행" 해명
정책 개편 후 국산 점유율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산 전기버스에 보조금이 지급되는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한 가운데, 환경부가 이에 대해 '국산 전기차 구매를 유도할 수 있도록 정책을 시행 중'이라는 설명문을 내놨다. 

지난 15일 열린 제 25회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중국 같은 경우에는 중국 제품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주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중국 제품에 보조금을 줘서 국내 전기버스 업체가 죽어버렸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덕근 산업부장관은 "국내 업계에서 전기버스 생산과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답했고, 이 대통령은 "해당 문제를 여러 부처에서 알고 있었을 텐데, 이를 몇 년간 방치한 것이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환경부는 17일 설명문을 내며, '환경부는 긴 1회 충전 주행거리, 빠른 충전 속도 등 성능이 우수한 전기차를 우대하는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국산 전기차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업무태만'이라는 식의 이 대통령의 날선 지적에 환경부가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 2023년•2025년 보조금 정책, 국산 전기차에 유리하게 바뀐 건 사실

실제로 환경부는 지난 2023년과 2025년 두 차례에 걸쳐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개편했다. 

2023년에는 배터리 특성 평가를 도입해 배터리 밀도와 주행거리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방식을 택했다.

전장 11m급 대형버스의 경우 보조금을 전액 지급받기 위한 주행거리 기준을 기존 400km에서 440km로 늘렸다. 전장 9m 급의 중형버스는 주행거리를  300km에서 360km로 늘렸다. 

개편안에 직접적인 설명은 없지만, 이는 주로 LFP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산 전기차보다 NCM 배터리를 탑재한 국산 전기차에 더 많은 보조금을 주기 위한 변화로 인식된다.

또한 A/S 인프라 체계(직영센터, 정비이력 전산관리 등)에 따라 보조금을 최대 20% 차등 지급한다는 정책도 신설됐다. 

2025년 개편안에는 주행거리가 더 강화돼, 대형 전기버스 기준 500km의 항속거리를 내야 보조금을 전액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두 번의 개정을 통해 현재 중국산 전기버스의 점유율은 대폭 줄어들었다.

지난 3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실시한 ‘2024년 전기상용차 산업 경쟁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 기준 국내 전기버스 중 중국산의 비중은 36.6%로, 2023년 50.9% 대비 약 14%p 줄었다. 

이에 따라 CHTC, 신위안 등 국내에 진출했던 중국 전기버스 브랜드 중 5개 이상의 업체가 철수한 상황이다. 

▲ 여전히 높은 중국산 점유율... 보조금 적어도 가격 경쟁력↑

그럼에도 중국산 전기버스의 점유율은 여전히 36% 이상으로 매우 높다. 보조금이 감축돼도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국산 전기버스와 중국산 전기버스는 출고가에서 이미 1억 원 이상 차이가 난다. 국산 전기버스가 보조금을 최대로 수령해도 중국산과 가격이 비슷하거나 더 비싼 수준이다. 

게다가 국산 전기버스 중에서도 우진산전, KGM 등 업체들은 LFP 배터리로 전기버스를 제조하고 있어, 바뀐 정책의 빛을 보기 힘들다. 

또한 오히려 중국산 전기버스가 A/S면에서 편리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산 전기버스는 수리를 받기 위해 직접 서비스센터로 가야 하지만, 중국 업체들은 버스 사업장으로 수리 기사를 파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A/S 인프라가 부족한 중국 업체들이 대안책으로 내놓은 수리 방식이지만 현장에서는 오히려 호평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사진=현대자동차)

▲ 국산 점유율 높이려면 직접적인 정책 필요

이에 업계에서는 대통령의 주문대로 국산 전기버스 점유율이 눈에 띄게 높아지기 위해서는, 중국산 전기차를 배제하는 더욱 직접적인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처럼 주행거리 위주의 보조금 정책이 아닌 '생산 거점' 및 '국내 제조업 기여도'에 따른 보조금 지급 방식이 일례가 될 수 있다. 

또한 2026년 시행 예정인 '배터리 안전검사 의무화'가 본격화되면 또 한 차례 중국 전기버스 점유율이 대폭 떨어질 것을 기대해볼 수 있다. 

현재 중국 전기버스 업체들은 정보보호를 명목으로 국내에 BMS 정보 제출을 거부하거나 일부만 공개하고 있다. 

BMS 정보가 없으면 배터리 안전검사 수행이 불가능해, 실제로 중국산 전기버스의 안전성이 제대로 점검되지 않고 운영될 우려가 크다. 

이에 국토부는 검사 수행을 위해 BMS 데이터(전압, 온도, 오류 등) 공개를 2026년부터 의무화했다. 이후 정보 공개에 동의하지 않는 중국 업체는 보조금 수령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국내 시장에서 퇴출될 확률이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원론적으로는 정부가 시장을 통제하기 보단 여러 플레이어들이 자유롭게 경쟁하며 품질을 높이도록 하는 것이 맞지만, 전기버스 시장은 중국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생태계를 흐리고 있어 어느정도의 규제는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차의 경우 국내 기업들이 수출을 병행하며 활로를 모색할 수 있지만 전기버스는 수출도 어렵기 때문에 국내 시장이 죽으면 관련 산업이 다 죽는다. 추후 시장을 장악한 중국 기업들이 국내에 횡포를 부리는 사태를 막기 위해선 자국 산업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