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3131억 손실 현실화에도…사모펀드 투자원칙 개편 '손 놓나'
상태바
국민연금 3131억 손실 현실화에도…사모펀드 투자원칙 개편 '손 놓나'
  • 나아영 기자
  • 승인 2025.08.08 17: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LP-GP 구조적 한계에 투자 개입권 제약…스튜어드십 코드도 '공허'
- 미국·유럽은 사모펀드 규제 강화하는데…한국만 '사각지대'
- 2033년 13% 보험료율로 기금 확대…사모펀드 투자 리스크 동반 증가 우려
MBK파트너스.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국민연금이 홈플러스 기업회생으로 3131억원을 회수하지 못할 위기에 직면했다. 막대한 손실이 현실화하고 있음에도 국민연금의 사모펀드 투자 시 위험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투자 원칙 재검토는 여전히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에 나서고 있다. 그는 최근 SNS에 게시한 글에서 "MBK파트너스는 10여개 회사들을 부실하게 만든 전력이 있다"며 "국민연금이 사회적 책임 투자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비판의 핵심이 국민연금의 사모펀드 투자 구조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관련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사모펀드 운용사의 의사결정에 제대로 개입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집중 분석했다. 전창환 한신대 교수는 " LP(출자자)와 GP(운용사)의 기본 관계상 국민연금이라는 투자자가 GP의 최종적인 중요한 의사결정에 관여하기가 어렵게 돼 있다"며 "이 때문에 MBK 같은 사모펀드의 무분별한 투자를 막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백진주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장도 "글로벌 스탠더드상 LP 투자자로서의 한계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업계에서는 투명성 부족 문제가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남근 의원은 "현재는 GP와 LP 간 계약에 비밀 유지 조항이 있어 국민연금이 투자한 내용도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의 실효성 논란도 재점화됐다. 김남근 의원은 "제정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 성과가 없다"며 "홈플러스 사태에서도 국민연금이 전면에 나서서 책임을 통감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보이질 않는다"고 평가했다.

해외 사례와의 격차도 확인됐다. 원종현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수탁자책임전문위원장은 "미국과 유럽은 이미 사모펀드 규제를 대폭 강화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2020년 이후 사모펀드의 수수료·비용 투명성 강화, 투자자 간 차별 금지 등을 법제화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2026년부터 시작되는 보험료율 인상이 상황을 더욱 시급하게 만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매년 보험료율이 0.5%포인트씩 인상되어 2033년 13%에 달하면서 기금 규모가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2015년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국민연금이 투자한 6121억원 중 현재 3131억원이 회수되지 않은 상태를 감안할 때, 기금 확대에 비례해 사모펀드 투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제도 개선 움직임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2월 스튜어드십 코드 개선 필요성을 제시했으나 구체적 후속 조치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김남근 의원은 지난 6일 SNS에서 "국민의 노후 자산을 책임지는 국민연금이 보다 책임 있는 투자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에서도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필요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홈플러스 매각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이달 중 M&A 본입찰을 시작할 계획이며, 내년 3월까지 매각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원리금 상환 지연이자까지 포함하면 손실 규모는 더 확대될 전망이지만, 투자 손실을 줄일 근본적 대책 마련은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