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GPU 26만개 공급 배경…中 공백 메우고 HBM 공급선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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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GPU 26만개 공급 배경…中 공백 메우고 HBM 공급선 장악
  • 문슬예 기자
  • 승인 2025.11.1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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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출 제재로 H20 판매 중단…판매처 한국으로
HBM4 공급축으로 GPU 수요 기업인 삼성·SK 부상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엔비디아 AI 데이 서울'에서 연설 중인 마크 해밀턴 엔비디아 부사장.[사진=문슬예 기자]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엔비디아 AI 데이 서울'에서 마크 해밀턴 엔비디아 부사장이 연설 중이다.[사진=문슬예 기자]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최근 엔비디아가 한국에 총 26만개 규모의 GPU(그래픽처리장치) 공급을 약속하고, 쿠팡까지 엔비디아와 NCP(엔비디아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 GPU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이 엔비디아발 AI 인프라 확보의 최대 수혜국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를 오롯이 GPU 확보 경쟁의 성공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향 GPU 판매가 중단된 엔비디아가 대체 수요처를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인 마켓으로 한국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 변인에 따라 언제든 GPU 마케팅의 축이 대륙으로 옮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 규제로 GPU의 대형 매출원이 막히자, 글로벌 판매 구조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우선 공급 시장’으로 분류하고 26만장을 우선 공급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GPU 구매력,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메모리 공급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한국이 대체 시장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반도체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GPU가 잘 팔릴 때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한국에 방문한다거나 대규모 패키지 제안을 하는 경우가 없었다”며 “지금은 중국 수출이 막히면서 물량을 흡수해 줄 대체시장이 절실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한국은 GPU·메모리·데이터센터 수요가 동시에 커지고 있어 엔비디아 입장에서 최적의 대체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2026 회계연도 2분기(2025년 5~7월) 실적에 따르면, 중국향 AI칩(H20)의 판매는 미국 규제 영향으로 전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H20은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제품이다. 중국 수출이 가능했던 제품 중에는 최고 사양의 AI 칩으로 평가된다. 중저가 AI로 유명해진 딥시크가 공개한 추론 AI 모델 역시 H20을 탑재했다. 

엔비디아는 리포트를 통해 “2분기에는 중국 소재 고객에게 H20 판매가 전혀 없었다”면서 “비중국 고객 대상으로 6억5000만 달러(한화 약 9500억원) 규모의 H20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1분기 엔비디아는 H20 관련 총 46억 달러(한화 약 6조70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는데, 중국의 공백이 더해지면서 2분기 전 분기 대비 40억 달러(한화 약 5조9000억원)의 매출 공백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4 공급 구조에서 상대적 수혜를 얻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단순한 일방적 수혜 구조가 아니라 향후 HBM 쇼티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 역시 GPU를 주고, 안정적인 HBM 공급망을 보장 받는 '기브 앤 테이크' 마케팅을 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HBM을 공급하는 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 중 엔비디아로부터 GPU를 대량 구매할 수 있는 수요 기업은 사실상 삼성과 SK하이닉스로, 자연스럽게 HBM4 벤더의 우선 검토 대상이 한국 업체 중심으로 좁혀졌다는 이야기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GPU를 판매할 수 있는 기업과 HBM 수급을 묶어 고려하게 되면서, 삼성·SK와의 협력 폭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대만 유력 테크 매체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HBM4 재설계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가 요구한 HBM4 사양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양산 일정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달 젠슨 황 CEO의 방한 기간 동안 정부·삼성·SK·현대차·네이버 등과 협력을 발표하며 국내에 총 26만개 규모의 GPU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쿠팡 또한 엔비디아의 NCP 자격을 획득하며 엔비디아의 GPU 사용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지난 18일 ‘엔비디아 AI 데이 서울’ 연설에 나선 마크 해밀턴 엔비디아 부사장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해밀턴 부사장은 “엔비디아는 분기마다 전 세계에 약 100개의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있다”며 “한국은 더 많은 GPU가 필요한 핵심 시장 중 하나”라고 말했다. 

문슬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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