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KB국민카드의 실적이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조달금리 상승과 가맹점 수수료 수익 축소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흔들렸고, 이에 따라 비용 절감을 통한 방어적 경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30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약 18% 감소한 수준이다. 카드 이용액과 회원 수가 급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지표가 눈에 띄게 후퇴했다는 점에서 구조적 부담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둔화의 가장 큰 배경은 업권 전반에 영향을 미친 조달 비용이다. 기준금리 상승 여파로 카드사의 차입금 조달금리가 빠르게 올라가면서 이자 비용 부담이 확대됐다. 반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금리는 규제와 경쟁 환경으로 인해 조정 폭이 제한적이었다. 이자 비용은 늘고, 이자 수익은 정체되면서 마진이 압박받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여기에 가맹점 수수료 수익 감소도 겹쳤다. 중소·영세 가맹점 보호를 위한 수수료율 인하 기조가 이어지면서 카드사의 핵심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카드업계 전반에서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정체 또는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국민카드 역시 이 영향을 피해 가지 못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국민카드는 비용 절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국민카드의 판매관리비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케팅 비용과 모집 관련 비용을 중심으로 지출을 줄이며, 수익성 방어에 주력한 결과다. 업계에서는 “카드사가 비용을 줄이지 않으면 손익을 방어하기 어려운 국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원가 절감만으로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용을 줄이면 단기 손익은 방어할 수 있지만, 과도한 절감은 고객 체감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카드 산업 특성상 혜택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고객 이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카드는 비용 관리와 함께 리스크 관리 강화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경기 둔화 국면에서 연체율과 부실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자산 건전성을 우선 관리하겠다는 기조다. 이는 단기 실적 개선보다는 중장기 안정성을 중시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 4분기에는 건전성과 비용 구조 개선이 수치로 확인됐다. 연체율은 0.98%로 1%대 이하로 안정화됐고, NPL비율도 0.94%까지 개선되며 자산 건전성이 뚜렷하게 회복됐다. 더불어 일반관리비는 연간 6063억원으로 전년 대비 350억원 감소했고,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도 7650억원으로 1279억원 줄어들며 비용 효율화와 리스크 관리 강화의 효과가 점진적으로 반영됐다. 국민카드는 이를 2026년 실적 전환과 확장의 중요한 선행 지표로 보고 있다.
디지털 전환 역시 비용 구조 개선의 한 축이다. 국민카드는 비대면 심사·상담 비중을 높이고, 데이터 분석과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해 운영 효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는 인건비와 운영비를 줄이면서도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국민카드의 현 상황을 ‘방어 국면’으로 보고 있다. 금리 환경이 당장 개선되기 어려운 데다, 가맹점 수수료 체계 역시 구조적 제약이 크기 때문이다. 이 같은 환경에서는 외형 성장보다 비용 통제와 건전성 관리가 우선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관건은 원가 절감 이후의 전략이다. 카드업계 전반이 데이터 사업, 플랫폼 제휴, 비금융 서비스 등으로 수익원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적에 의미 있게 기여하는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국민카드 역시 비용 절감 국면 이후 어떤 성장 전략을 제시할지가 중장기 평가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달금리 상승과 수수료 수익 축소라는 이중 부담 속에서 비용 절감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다만 비용을 얼마나 줄였느냐보다, 이후 어떤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가 카드사의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국민카드의 원가 절감 전략은 실적 둔화 국면에서의 방어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비용 통제에 성공하더라도, 금리 환경 변화와 새로운 수익 모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적 반등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국민카드의 다음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2025년은 단기 실적 경쟁보다 2026년 성과 창출을 위한 전환과 확장의 기반을 다진 해로,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 개선이 가시화됐다"며 "영업 중심의 조직 구조로 전환해 현장의 실행력을 높이고, 전 영역에서 인공지능(AI) 활용을 확대하며 DT(디지털전환)·AI 기반 원가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