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관리협의회 독립성 논란…글로벌 리스크 반영 체계 재점검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금융감독원이 현대자동차 금융복합기업집단의 대표 금융회사인 현대캐피탈에 대해 내부통제 체계 미흡을 이유로 경영유의를 통보했다. 금융복합기업집단 제도 하에서 대표 금융회사가 수행해야 할 그룹 차원의 통제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제재 수준은 아니지만, 대형 금융계열 컨트롤타워의 실효성이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됐다는 점에서 무게감은 가볍지 않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현대차 금융복합기업집단에 대해 경영유의 9건과 개선사항 5건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적 사항은 내부통제 기준 준수 여부 점검과 사후관리 절차 전반에 걸쳐 있다. 일부 항목은 세부 점검 없이 넘어갔고, 일부 소속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점검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도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 금융회사인 현대캐피탈이 점검 결과를 이사회에서 충분히 심의·의결하지 않은 부분도 지적 대상에 포함됐다.
금융복합기업집단 제도는 금융·비금융 계열사를 함께 둔 대기업집단에서 위험이 계열사 간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대표 금융회사는 그룹 차원의 위험관리 기준을 수립하고, 계열사의 내부통제 준수 여부를 통합 점검하는 역할을 맡는다. 형식적 보고나 일괄 취합으로는 제도의 취지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기본 입장이다.
위험관리협의회 운영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협의회 구성에서 특정 회사 소속 인력이 절반가량을 차지해 의사결정의 독립성이 충분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해외 소속 금융회사의 경우 회의 전 사전 의견 개진이 아니라 사후 통보 절차로 운영된 정황도 확인됐다. 글로벌 사업이 확대되는 구조에서 해외 리스크가 그룹 차원에서 충분히 반영됐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는 대목이다.
신규 편입 금융회사에 대한 통제 범위 역시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자본적정성 관리와 보고·공시 의무 이행 여부는 점검했지만, 위험관리 업무 전반에 대한 통합적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에서는 “제도가 요구하는 통합 리스크 관리 수준과 실제 운영 사이에 간극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캐피탈은 회사 측 발표 기준 2025년 3분기 글로벌 자산 약 194조원 규모의 자동차 금융사다. 자산 규모가 큰 만큼 내부통제 체계의 정밀도는 단순 행정 절차를 넘어 재무 안정성과 직결된다. 연체율이나 실적 지표가 안정적으로 보이더라도, 통제 구조가 허술할 경우 위기 시 리스크 전이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번 조치는 과징금이나 기관경고와 같은 직접 제재는 아니다. 다만 금융당국이 대표 금융회사 기능의 실효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보완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특히 금융복합기업집단 제도 시행 이후 대형 집단에서 내부통제 운영 방식이 구체적으로 지적된 사례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법률 위반이나 기관경고 등의 제재사항은 없고, 행정지도로 분류되는 경영 유의사항과 지적사항만 받았다”며 “해당 조치 요구사항은 신속하게 제도와 업무 시스템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대형 금융복합집단의 리스크는 평시에는 드러나지 않다가 특정 충격이 발생하면 한 번에 노출된다”며 “이번 경영유의는 단순 절차 문제가 아니라 통제 체계의 실질 작동 여부를 점검하라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