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카카오뱅크 상장 초기 주가 흐름 대조적
중동 리스크에 투자심리 위축...성장주 부담 확대
인터넷은행 밸류에이션 논쟁도 주가에 영향 미친 듯
증권가 “카카오뱅크보다 높은 기업가치 인정 쉽지 않아”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케이뱅크가 '삼수' 끝에 코스피 시장에 입성했지만 상장 후 주가는 오락가락하고 있다. 상장 사흘 만에 주가가 공모가 대비 17% 가까이 하락한 뒤 회복세를 보이는 등 변동성이 큰 모습이다. 중동 리스크 확대로 인한 시장 냉각과 기업가치(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증권가는 케이뱅크의 향후 주가 흐름에 신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10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케이뱅크는 지난 5일 세 번째 기업공개(IPO) 도전 끝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2016년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했으며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 IPO를 추진했지만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그러나 고생 끝에 발을 들인 코스피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상장 첫날인 지난 5일 케이뱅크 주가는 장중 한때 공모가(8300원) 대비 19.04% 오른 9880원까지 뛰었지만 이후 상승폭 대부분을 반납하며 8330원에 마감했다.
6일부터는 하락세가 시작됐다. 6일 케이뱅크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96% 하락한 7750원에 장을 마쳤으며, 다음 거래일인 9일에는 낙폭이 확대되며 6930원까지 떨어졌다. 상장 사흘 만에 주가가 공모가 대비 16.81% 빠진 셈이다.
다만 이날은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케이뱅크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9.09% 오른 75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공모가 대비 8.96% 하락한 가격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라이벌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상장 초기 주가 흐름이 다소 대비된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상장 첫날이었던 2021년 8월 6일 공모가(5만3700원) 대비 29.98% 오른 6만9800원을 기록했으며, 상장 4일차인 그해 8월 11일에는 공모가에서 38.54% 상승한 7만4400원에 거래됐다.
케이뱅크의 상장 초기 주가가 카카오뱅크 대비 부진한 배경으로는 우선 시장 상황이 거론된다. 상장 직후인 6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시작되면서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이로 인해 급격히 위축된 투자심리가 케이뱅크 주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상장 이후에 전쟁이 터진 게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천만다행이지만 주가를 생각하면 마냥 운이 좋았다고 평가하기도 애매하다"며 "일반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성장주보다는 안정적인 종목으로 몰리기 마련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케이뱅크와 다르게 카카오뱅크 상장 당시에는 우량주가 연달아 신규 상장하는 등 공모주 시장이 상대적으로 뜨거웠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며 "당시와 지금의 시장 분위기가 다른 만큼 두 종목의 상장 초기 주가 흐름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인터넷은행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논쟁 역시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인터넷은행 최초 상장 사례인 만큼 일종의 '프리미엄'을 적용받았지만, 이후 '금융 플랫폼 기업'을 표방한 인터넷은행도 전통적인 은행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케이뱅크 주가가 '상장 특수'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상장 초기이기 때문에 케이뱅크가 저평가됐는지 고평가됐는지를 단정하기는 이르다"면서도 "다만 카카오뱅크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평가가 케이뱅크 주가에도 일정 부분 반영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향후 케이뱅크 주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케이뱅크를 둘러싼 영업 환경 등이 녹록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현재로서는 카카오뱅크보다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일 보고서를 통해 케이뱅크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신규)'으로 제시하면서 "(케이뱅크는) IPO 후 기존 주주간 계약 효력이 실효되면서 BIS 자기자본이 9740억원 증가하고 이로써 11조2000억원 대출 확대 여력이 생긴다"고 전했다.
그러나 백 연구원은 "다만 (케이뱅크는) 가계부채 총량규제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목표로 인해 가계대출을 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소기업대출이 성장의 돌파구지만 기업대출 취급 경쟁 심화 속에서 빠르게 대출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기업분석실장도 "케이뱅크가 BaaS 공급자(오픈 에코시스템) 및 스테이블코인 기반 관련 서비스 확장력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하더라도 카카오뱅크 대비 고객 수와 총자산 규모, 보통주자본(CET1) 비율 등의 자본여력, 수익성과 플랫폼 경쟁력 등에서 아직 열위에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카카오뱅크의 멀티플을 상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여기에 최근 코인시장 업황이 부진한 점도 멀티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지난 5일 상장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시장의 눈높이를 반영해 이전 대비 공모가를 낮추고 상장일 유통가능물량을 조정하는 등 주주친화적 공모구조를 마련했다"며 "확보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역량을 강화해 고객과 주주 모두에게 신뢰받는 혁신 금융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