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예치금 8조 돌파…투자자 ‘관망세’ 속 시장 유동성 위축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하반기 들어 급격히 식으면서 거래소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규모 축소와 수수료율 하락이 맞물리며 영업이익이 40% 가까이 감소한 반면, 투자 대기자금 성격의 원화 예치금은 오히려 늘어나 시장의 ‘관망 흐름’이 짙어지고 있다.
25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87조2000억원으로 6월 말 대비 8%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거래금액은 5조4000억원으로 상반기보다 15% 줄었고, 특히 원화마켓의 월별 거래금액은 7월 7조5000억원에서 12월 2조7000억원대로 급감하며 하락세가 뚜렷했다.
거래 위축은 실적에 직격탄이 됐다. 국내 18개 거래소의 하반기 매출은 9736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1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3807억원으로 38% 줄었다. 거래소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래 수수료 매출 비중은 원화마켓 기준 98.8%에 달해 거래량 감소의 영향이 그대로 반영됐다.
수수료율 자체도 낮아졌다. 하반기 평균 수수료율은 0.15%로 상반기 대비 0.02%포인트 하락해 수익성 하락을 더욱 키웠다. 코인마켓 거래소는 15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상태를 이어갔다.
시장 유동성도 빠르게 식었다. 원화마켓 거래금액이 줄어드는 가운데 시가총액 역시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투자자들이 거래에 나서지 않고 관망하면서 원화 예치금은 8조1000억원으로 6월 말 대비 31% 증가했다.
상장과 상장폐지 모두 늘어나며 시장 변동성은 확대됐다. 하반기 신규 거래지원은 250건으로 상반기 대비 8% 증가했고, 거래중단은 66건으로 14% 늘었다. 특히 원화마켓의 상장폐지는 54건으로 50% 급증했다. 거래중단 사유는 프로젝트 위험이 59%로 가장 많았다.
가상자산 가격 변동폭은 73%로 코스피(28.3%)와 코스닥(18.8%)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단독 상장 자산의 변동폭은 77%에 달해 변동성 리스크도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구조 측면에서는 종목 수 증가 흐름이 이어졌다. 유통 가상자산 수는 1732개로 13% 늘었고, 단독 상장 자산도 296종으로 집계됐다. 다만 단독 상장 자산의 시가총액은 7000억원으로 전체의 1% 수준에 그쳤다.
이용자 수는 소폭 증가했지만 투자 규모는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거래소 계정 수는 2591만개로 6% 증가했고, 실제 거래 가능한 계정은 1113만개로 3% 늘었다. 반면 1000만원 이상 보유 계정 비중은 10%로 감소했고, 1억원 이상 계정 비중도 1.5%로 축소됐다.
연령별로는 30대와 40대가 각각 2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법인 계정은 588개로 전체의 0.01% 미만에 그쳤다.
한편 가상자산 이전 금액은 107조3000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6% 증가했으나, 트래블룰 적용 금액은 15조6000억원으로 23% 감소했다. 건수 기준으로는 총 862만건 가운데 55만건에 트래블룰이 적용됐다.
FIU는 “이번 조사는 사업자가 제출한 자료를 기반으로 집계된 것으로 국가 승인 통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