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만 두나무 지분 10% 카카오서 전통금융·대기업으로…결제 플랫폼 지각변동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삼성금융 통합 플랫폼 '모니모'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능이 들어올 전망이다. 삼성카드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을 전략적으로 사들이며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생태계 구축을 공식화했다.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가 주도하던 간편결제 시장에 삼성이 가상자산을 무기로 진입하는 모양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SDS는 지난 28일 삼성증권, 삼성카드와 함께 두나무 지분 4%를 6128억원에 취득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이 2%, 삼성SDS와 삼성카드가 각각 1%씩 총 139만주를 매입한다. 매도자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카카오벤처스, 카카오청년창업펀드, KIF-카카오 우리은행 기술금융투자펀드 등 카카오 계열사 4곳이다. 취득 예정일은 다음달 19일이다.
삼성카드의 전략은 명확하다.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을 하나로 묶은 통합 플랫폼 모니모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두나무와 협업해 디지털 자산 기반 결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모니모는 2025년 12월 리뉴얼을 거쳐 기존 삼성카드 앱 서비스를 통합 흡수했고, 삼성금융네트웍스의 핵심 채널로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업비트의 블록체인 인프라와 스테이블코인 역량이 더해지면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와 차별화된 디지털 자산 기반 결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는 계산이다.
삼성SDS와 삼성증권의 역할도 뚜렷하다. 삼성SDS는 AI·클라우드·보안 등 기존 IT 역량에 두나무의 블록체인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금융권 대상 차세대 디지털금융 인프라 사업을 확대한다. 이미 한국예탁결제원의 토큰증권(STO) 플랫폼 운영 사업도 수주한 만큼, 블록체인 인프라 시장에서 삼성SDS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토큰증권 발행·유통과 가상자산 서비스 전반에서 두나무와 서비스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 거래는 두나무 주주 구성의 지각 변동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장면이다. 이달 중순 하나은행이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228만4000주를 약 1조33억원에 인수해 지분 6.55%를 확보하며 4대 주주에 올랐다. 시중은행이 단일 디지털 자산 기업 지분을 대규모로 취득한 첫 사례였다. 여기에 삼성 3사까지 가세하면서 이달에만 두나무 지분 10% 이상이 카카오 계열에서 전통 금융·대기업으로 이동했다. 카카오는 지분을 일부 정리하며 AI 투자 재원을 확보했고, 전통 금융과 대기업은 디지털 자산 시장 선점 포석을 다지는 구도다.
업계에선 이번 삼성의 두나무 투자를 카카오 진영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읽고 있다.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업비트로 이어지는 카카오의 결제·투자 생태계에 맞서 '모니모·삼성카드·업비트(두나무)'를 연결하는 또 다른 축을 구축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현실화될 경우 결제 플랫폼 주도권을 둘러싼 삼성과 카카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