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상권·업력 등 비금융정보로 성장등급 산출…8월 말부터 순차 시범운영
10월 개인사업자 전용 사잇돌대출·2027년 지역신보 보증심사까지 확전
신진창 사무처장 "은행권 넘어 전 금융권 확산이 목표"
[녹색경제신문 = 박지안 기자] 금융위원회가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SCB) 시범운영 규모를 당초 1조8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참여 은행도 7곳에서 16곳으로 늘리고 개인사업자 전용 사잇돌대출과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심사까지 SCB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담보나 과거 금융이력 위주였던 소상공인 대출 심사 틀이 '미래 성장성' 중심으로 바뀔지 주목된다.
27일 금융위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 신용인프라 분과회의 겸 제7차 신용평가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SCB 도입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SCB는 매출, 상권, 사업 지속성, 업력, 유통플랫폼 성장지수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업종별 소상공인의 미래 성장성을 평가하는 AI 기반 신용평가모형이다. 신용정보원이 성장등급(S등급)을 산출하면 개인신용조회회사(CB)가 이를 기존 신용등급과 결합해 SCB등급을 금융회사에 제공하는 구조다. 개별 은행이 자체적으로 운영해온 기존 신용평가모형과 달리 신용정보원이 공통 기준으로 성장등급을 산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참여은행 7곳→16곳, 규모 4000억원 늘어
당초 기업·신한·국민·우리·농협·하나·제주은행 등 7개 은행이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케이·카카오·토스뱅크와 수협·iM·부산·경남·광주·전북은행 등 9개 은행이 추가되며 총 16개 은행, 2조2000억원 규모 사업자 대출에 SCB가 적용된다. 기존 7개 은행은 8월 말부터, 추가 참여 은행은 올해 하반기 중 순차적으로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기업은행 'i-ONE소상공인대출', 국민은행 'KB투게더론', 인터넷은행의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등이 적용 대상이다.
사잇돌대출·지역신보까지 확전
금융위는 오는 10월 출시 예정인 개인사업자 전용 사잇돌대출에도 SCB 성장등급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용 사잇돌대출은 기존 대비 대출한도를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연간 공급 규모를 10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으로 확대한다. 2027년부터는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심사·평가에도 SCB를 반영할 계획이다. 지역신보는 기존 재무·신용도 중심 평가에 비금융정보를 추가하기 위한 개편을 준비 중이다.
SCB 도입을 위한 '신용정보업 감독규정'과 은행권 '개인사업자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개정은 8월 중 마무리될 예정이며 SCB 등급 활용 절차와 임직원 면책 규정을 담은 'SCB 운영 가이드라인'도 함께 배포된다.
4월 TF서 첫 확정…준비작업 거쳐 이날 공식화
SCB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금융위는 지난 4월 9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신용평가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 3차 회의를 열고 SCB 도입 방안을 최초로 확정한 바 있다. 당시 이 위원장은 "SCB 도입은 데이터와 미래 성장성을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미래형 금융'으로 가는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이후 기업은행, 하나은행 등이 잇따라 SCB 시범 운영 참여를 공식화했다. 기업은행은 한국신용정보원과 NICE평가정보가 공동 개발한 모형을 자체 신용평가등급과 결합해 시범 운영에 나섰고 하나은행은 '하나더소호 신용대출' 심사에 SCB 등급을 반영하는 한편 자체 SCB 모형 고도화도 추진 중이다. KB국민은행('KB일사천리대출'·'KB투게더론'), 신한은행, 우리은행(약 3000억원 규모 지원 계획) 등 주요 시중은행도 하반기 신규 대출 심사 적용을 준비해왔다. 이번 27일 회의는 이 같은 준비 작업을 거쳐 참여 은행과 적용 규모를 공식 확정·확대한 자리라는 의미가 있다. 아울러 금융위는 SCB를 신용보증기금·지역신용보증재단 등 보증기관의 정책자금 심사에도 반영하도록 유도하고 SCB를 활용하는 시중은행에는 금융감독원 경영실태평가에서 가점을 주는 방안도 함께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창 사무처장은 "포용금융은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혁신과 성장의 기회를 확대하고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제"라며 "AI를 활용해 소상공인의 미래 성장성을 신용평가에 반영하는 SCB는 포용과 혁신을 동시에 구현하는 금융 패러다임 전환의 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SCB가 은행권을 넘어 전 금융권에 안정적으로 확산돼 더 많은 소상공인이 성장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현장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하며 제도를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개인 파산·면책 관련 공공정보 등록 기간 합리화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금융위는 지난해 7월부터 법원 회생절차를 1년 이상 성실히 이행한 개인회생 채무자의 불이익 정보 조기 삭제 조치를 시행해 약 10만5000명의 재기를 지원해 왔다. 파산·면책자에 대해서도 등록 기간 단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지만 파산·면책은 상환불능자의 부채를 완전히 면책하는 것으로 개인회생과는 법적·경제적 성격이 달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반론도 나왔다. 금융위는 분과회의를 통해 추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박지안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