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랐는데 투자손익은 갈렸다…생보 8곳 중 3곳 '본업·투자 동반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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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올랐는데 투자손익은 갈렸다…생보 8곳 중 3곳 '본업·투자 동반 감소'
  • 최정윤 기자
  • 승인 2026.10.09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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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생보 순익 3조9254억(+17.7%)…보험손익 6850억 줄고 투자손익이 보험손익의 1.4배
교보·농협·KB라이프는 보험손익·투자손익 둘 다 감소…평가손·보험금융비용·환율, 경로는 제각각
삼성·신한은 투자로 본업 부진 상쇄, 한화는 기저효과 속 둘 다 개선
금리 오르면 자본은 늘지만 손익엔 평가손…K-ICS 소폭 하락은 주가 탓, 한은 인상분은 하반기 반영
대형 5개 생명보험사[사진=삼성생명,한화생명,NH농협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
대형 5개 생명보험사[사진=삼성생명,한화생명,NH농협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

[녹색경제신문 = 최정윤 기자]

생명보험업계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을 두 자릿수로 늘렸지만 보험을 팔아 번 돈은 줄었고, 이를 메운 투자손익마저 회사별로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생명과 NH농협생명은 상반기 금리 변동 여파로, KB라이프는 환율 변동으로 투자손익이 줄어든 데다 본업까지 부진해 세 곳 모두 양쪽에서 동시에 이익이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7월과 8월 연속으로 올린 기준금리는 하반기 실적부터 반영되는 만큼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8일 금융감독원과 각사 공시에 따르면 생보사 22곳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조92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했다.

그러나 보험손익은 1조9297억원으로 같은 기간 6850억원(26.2%) 감소했다. 보험손익은 보험료를 받아 보험금과 사업비를 내고 남긴 돈이고, 투자손익은 그 보험료를 채권·주식 등에 굴려 번 돈이다. 순이익 증가를 이끈 것은 2조6803억원의 투자손익으로, 보험손익의 1.4배에 달했다. 둘을 합한 영업이익 4조6100억원 가운데 58.1%가 투자손익이었다.

8곳 중 6곳 보험손익 감소…삼성 -35.9%·농협 -41.9%

주요 생보사 8곳 가운데 보험손익이 늘어난 곳은 한화생명과 동양생명 두 곳뿐이다. 삼성생명의 상반기 보험서비스손익은 5331억원으로 전년 동기 8313억원보다 35.9% 줄었다.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라이프는 보험이익이 3698억원에서 3048억원으로 17.6%, KB라이프는 1517억원에서 1276억원으로 15.9% 줄었다. KB라이프는 예실차가 지난해 상반기 112억원 이익에서 올해 285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예실차는 보험사가 예상한 보험금·사업비와 실제 나간 돈의 차이로, 실제가 예상을 웃돌면 그만큼 손실로 잡힌다.

교보생명의 별도 기준 보험손익은 2536억원에서 2275억원으로 10.3% 감소했다. 교보생명은 실적 자료에서 2분기부터 적용된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에 따라 손해율 등 일부 가정을 보수적으로 바꾼 영향이라고 밝혔다. 이 가이드라인은 금감원이 보험사들에 해지율·손해율 같은 미래 가정을 보수적으로 잡도록 한 지침으로, 가정이 보수적으로 바뀌면 앞으로 손실이 예상되는 계약이 늘어나 그 비용이 당장의 보험손익을 깎는다.

NICE신용평가 집계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보험손익이 2002억원에서 1163억원으로 41.9% 감소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연결 기준 보험손익이 133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한화생명의 별도 보험손익은 2853억원으로 62.0% 늘었고, 동양생명은 700억원에서 970억원으로 38.6% 증가했다.

투자손익도 갈렸다…교보·농협·KB는 '이중 감소'

업계 전체로는 투자손익이 본업 부진을 메웠지만 회사별로 보면 투자손익이 줄어든 곳도 적지 않다. 교보생명의 상반기 투자손익은 4038억원으로 18.7% 감소했다. 금리가 오른 2분기에 보유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서 평가손실과 매각손실이 났고, 새로 편입한 고금리 자산의 이자수익으로는 이를 다 상쇄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농협생명은 투자손익이 679억원에서 32억원으로 95.3% 급감했다. 자산운용 수익률 자체는 전년보다 올랐는데도 투자손익이 줄어든 것으로, 자산에서 번 돈보다 보험부채에 이자처럼 붙는 보험금융비용이 더 빠르게 불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KB라이프도 투자손익이 1098억원에서 615억원으로 44.0% 줄었는데, 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이 세 곳은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동시에 감소하면서 순이익이 크게 뒷걸음쳤다. 교보생명의 별도 순이익은 4786억원으로 18.2%, KB라이프는 1506억원으로 20.4% 감소했고 농협생명은 351억원으로 77.3% 급감했다.

삼성생명과 신한라이프는 투자손익이 본업 부진을 가렸다. 삼성생명은 연결 기준 투자손익 1조8580억원에 힘입어 순이익이 1조8935억원으로 35.8% 늘었다. 신한라이프는 투자손익이 늘었음에도 보험손익 감소폭이 더 커 순이익이 2906억원으로 15.6% 줄었다. 한화생명은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각각 62.0%, 776.0% 늘어 별도 순이익이 5102억원으로 183.9% 증가했다. 다만 투자손익 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투자손익이 400억원 안팎에 그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다.

금리 상승, 자본엔 득·손익엔 실…K-ICS 하락은 주가 탓

금리 상승은 보험사 재무제표에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한다. 보험사가 미래에 지급할 보험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것이 보험부채인데, 금리가 오르면 이 부채가 줄어 자본이 늘어난다. 반면 이미 보유한 채권은 금리가 오를수록 가격이 떨어져 손익에는 평가손실로 잡힌다. 같은 금리 상승이 자본에는 플러스, 당기 손익에는 마이너스로 엇갈리는 셈이다.

6월 말 생보사 평균 지급여력비율(K-ICS, 경과조치 후)은 206.8%로 3월 말보다 0.7%포인트 내렸다. 다만 이는 금리 때문이 아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2분기 주가 상승으로 보험업권 가용자본이 22.2% 늘었지만, 보유 주식의 위험액이 커지면서 요구자본은 22.6% 늘어 가용자본 증가율을 웃돌았다. 경과조치를 적용하기 전 생보사 비율은 193.0%로 오히려 3월 말보다 2.5%포인트 올라, 밑바닥 건전성은 나빠지지 않았다.

회사별로 보면 손익과 자본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전분기 대비 농협생명(396.4%, +21.8%p)·신한라이프(210.4%, +9.2%p)·한화생명(168.0%, +5.9%p)이 올랐고 삼성생명(208.2%, -1.8%p)·교보생명(200.8%, -10.6%p)·KB라이프(223.4%, -28.8%p)는 내렸다. 순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던 농협생명이 K-ICS는 생보사 최고 수준이고, 본업과 투자가 동시에 줄어든 교보생명과 KB라이프는 K-ICS까지 하락했다.

같은 금리, 다른 경로…하반기 손익 회사별 갈린다

문제는 손익 쪽 영향이 상반기에 일부만 반영됐다는 점이다. 시장금리는 올해 들어 가파르게 올라 국고채 3년물이 지난해 2%대 중반에서 8월 말 3.8%대까지 뛰었고, 한은은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올려 3.00%로 높였다. 교보생명이 밝힌 평가손실은 2분기 금리 상승분이 반영된 것으로, 7~8월 인상분은 3분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2023년 3분기에도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고치로 오르자 한화·교보·농협생명 등 주요 생보사 대부분이 분기 투자손익 적자를 낸 바 있다.

같은 금리 상승이라도 손익에 들어오는 경로는 달랐다. 교보생명의 손실은 평가손과 매각손이 섞여 있어 금리가 안정되면 평가손 부분은 일부 되돌아올 수 있다. 반면 농협생명처럼 보험부채에 붙는 금융비용이 자산 수익보다 빨리 늘어난 경우는 금리가 높게 유지되는 동안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KB라이프는 금리보다 환율 변동이 변수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 당장은 보유 채권 평가손이 잡히지만 보험부채가 줄어 자본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며 "하반기에는 채권을 어떻게 분류해 뒀는지, 금리연동형 부채가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회사별 손익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도 중동 상황 장기화 등으로 금리·환율·주가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어 손익과 재무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상이 반영된 9월 말 K-ICS 비율과 3분기 투자손익은 이달 말부터 이어지는 실적 발표에서 회사별로 윤곽이 드러난다.

본업 쪽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2027년 평균공시이율(금감원 제시)은 2.25%로 올해보다 0.25%포인트 낮아 내년 저축성보험과 단기납 종신보험 보험료 인상이 예상된다. 지난달 21일에는 가입 7년 뒤 해지해도 낸 보험료를 거의 다 돌려받는 구조여서 사실상 저축상품처럼 팔린 '7년 환급형 종신보험' 판매가 제한됐다. 상반기 신계약을 떠받친 상품이 막히면서 4분기 영업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생보사 3분기 실적은 이달 말 금융지주 계열사를 시작으로 11월 중순까지 순차 발표된다. 삼성·한화의 투자손익 호조가 3분기에도 이어지는지, 기저효과가 사라진 뒤에도 순이익이 유지되는지, 금리에 손익이 끌려다니는 구조를 어느 회사가 먼저 벗어나는지가 하반기 실적을 가를 전망이다.

최정윤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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