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8~9월 연속 순매도...10월 매수 전환에도 방어 역부족
국민연금 국내주식 비중 24.9%...연말 목표치 초과에 매수 부담
증권가 "연기금 하방 지지 역할 못 해...외국인 매도 완화 확인해야"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코스피가 2주 만에 1400포인트 넘게 급락한 가운데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기대했던 연기금마저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이 이미 연말 목표치를 웃돌면서 외국인 매도세를 받아줄 국내 수급 기반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 20% 급락에도 연기금 매수는 제한적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일 종가 6971.35에서 이날 오전 11시 기준 5539.34로 하락했다. 불과 2주 만에 1432.01포인트(20.54%) 급락한 것이다. 지난 13일에는 장중 6000선마저 무너지는 등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이 같은 하락세 속에서도 연기금은 적극적인 매수 주체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의 투자자별 거래실적에 따르면 연기금 등은 지난 7월 3323억원을 순매수했지만 8월에는 1397억원, 9월에는 1013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10월 들어서는 1113억원 순매수로 전환했지만 급락한 증시를 떠받치기에는 제한적인 규모다. 외국인의 매도 물량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연기금이 일부 매수에 나서더라도 지수 하락을 완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외국인은 월간 누적 기준으로 7월 1조2582억원, 8월 3738억원, 9월 1조1458억원, 10월 969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국내주식 비중 이미 목표 초과…외국인 귀환만 기다리는 시장
연기금의 적극적인 매수가 어려운 배경으로는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 부담이 꼽힌다. 국민연금의 지난 7월 말 국내주식 보유 비중은 24.9%로 올해 말 목표치인 20.8%를 4.1%포인트 웃돌았다.
국민연금은 자산배분 목표와 허용 범위에 따라 국내주식 투자 비중을 관리한다.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 범위가 있어 목표치를 초과했다고 곧바로 매도에 나서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높아진 국내주식 비중이 급락장에서 적극적인 매수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가 외국인 자금 흐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수급 구조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인이 매도에 나설 때 연기금이 충분한 매수세로 대응하지 못하면 지수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인투자자 역시 고점에서 매수한 물량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추가 매수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줄었음에도 지수는 상승분을 지키지 못했다"며 "연기금은 하방 지지 매수자의 역할을 하지 못하며 개인도 7000~8000포인트에 물려 있는 매물이 많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외국인 매도세가 둔화됐다는 이유만으로 대형주 비중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보다는 매도 압력의 지속적인 완화와 주가 안정, 주주환원 정책의 구체화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수진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