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에 유통업계도 긴장…마트·배달앱·물류업체 노무관리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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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에 유통업계도 긴장…마트·배달앱·물류업체 노무관리 바뀌나
  • 서영광 기자
  • 승인 2026.10.1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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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협력업체부터 배달 라이더·배송기사까지…원청 교섭 범위 주목
실질적 지배력 행사 여부가 핵심…계약 구조·업무 지시 체계 재점검 가능성
기업은 교섭 부담, 노동계는 권리 확대 기대…현장별 판단 기준 구체화가 관건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과 하청 노동자 간 교섭 문제가 유통업계로도 확산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협력업체 노동자부터 배달 플랫폼 라이더, 물류센터와 배송 현장의 위탁 노동자까지 고용 형태가 다양한 만큼 기업별 대응에도 차이가 나타날 전망이다.

법 적용 여부는 계약상 고용주가 누구인지뿐 아니라 원청이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유통기업들은 협력업체 계약과 업무 지시 체계를 점검해야 하는 한편, 노동계는 실제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주체와 직접 교섭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최근 지속적인 과도기를 겪으면서, 유통업계 내 노무관리에도 변화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최근 지속적인 과도기를 겪으면서, 유통업계 내 노무관리에도 변화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고용노동부가 지난 6월 22일 발표한 시행 100일 현황에 따르면 하청노조 1161곳이 원청 사업장 439곳에 교섭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 노동위원회 판단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등을 포함해 96곳에서 교섭 절차가 진행됐으며, 실제 교섭에 들어간 사업장은 10곳이었다. 이는 전 산업 기준으로, 유통업계만의 현황을 보여주는 수치는 아니다. 다만 법 시행 이후 원청 교섭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유통업계도 현장별 대응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형마트에서는 상품 진열과 판매 지원, 청소·시설관리, 온라인 주문 배송 등을 담당하는 협력업체 노동자가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다양한 협력업체와 계약을 맺고 매장을 운영하는 만큼, 업무별로 누가 근로조건과 작업 방식을 결정하는지에 따라 사용자성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본사가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근로조건이 있다면 해당 의제에 대해 원청 교섭 요구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배달 플랫폼에서는 라이더의 배달료와 배차 기준, 업무 수행 방식 등에 대한 통제 수준이 쟁점이 될 수 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플랫폼 사업자는 라이더와 다양한 계약 형태로 연결돼 있어 전통적인 하청 구조와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라이더의 근로자성 문제와 노란봉투법상 사용자성은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 플랫폼이 특정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지, 관련 교섭 요구가 어떤 의제를 대상으로 하는지가 판단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물류센터와 배송 현장도 노란봉투법의 영향을 살펴볼 분야다. 유통업체와 물류 자회사, 운송사, 개인사업자 형태의 배송기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계약 구조에서는 실제 업무를 지시하는 주체와 법적 고용주가 다를 수 있다. 작업량과 배송 일정, 안전 기준 등을 누가 결정하는지에 따라 원청 교섭 여부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앞서 편의점 물류 현장에서도 배송기사의 원청 교섭 요구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진 바 있어, 유통업계 전반에서 계약 관계와 업무 지시 체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들은 협력업체 계약과 현장 관리 방식, 노조 교섭 대응 절차 등을 재점검할 가능성이 있다. 경영계는 사용자성 판단 기준이 불명확할 경우 교섭 범위와 비용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반면, 노동계는 하청업체와의 교섭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근로조건을 실질적인 결정권을 가진 원청과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청이 모든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책임지는 것은 아닌 만큼, 실제 지배·결정력이 확인되는 의제와 그렇지 않은 의제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통업계에서는 법 시행 이후 축적되는 노동위원회 판정과 법원 판단이 향후 대응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같은 업종이라도 계약 구조와 업무 지시 방식, 근로조건에 대한 결정권이 다르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란봉투법이 유통기업의 협력업체 관리와 노무관리 체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실제 교섭 사례와 판정 결과에 달려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유통업은 협력업체와 물류·배송 등 다양한 계약 구조가 얽혀 있어 원청의 책임 범위를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실제 근로조건을 누가 결정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구체화돼야 기업도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현장의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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