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변형농산물 개발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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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변형농산물 개발의 허와 실
  • 편집부
  • 승인 2012.05.1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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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석 농촌진흥청 생물안전성과장

조현석 과장
우리는 가끔 TV나 신문 등에서 유전자변형 농산물(GMO)로 만든 두부나 간장이 우리도 모르는 새 우리 식탁에 오르고 있다는 것을 접하게 된다. 본래 갖고 있던 성질을 바꾸었다는 것에 대한 불안, 이걸 먹었을 때 우리의 건강이 위협받을 것만 같은 느낌을 갖게 되는 유전자변형 농산물. 하지만 과연 유전자변형농산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위험한 것일까?

현재 국내 수입되는 모든 GMO는 수입하기 전 국가기관으로부터 과학적으로 안전성을 승인받아 적법한 절차에 의해 수입하고 있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대부분 비슷한 절차에 의해 안전성 심사를 거친 후 수입을 하고 있다. 완벽하게 안전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현재까지의 기술로는 철저한 안전성 심사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일본 소비자들이 GMO를 반대하는 성향이 강한데, 정부에서는 왜 이런 GMO 농산물을 수입하고, 미래를 내다봤을 때 GMO를 개발해야 한다고 하는 것일까?

유전자변형 농산물은 1996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제초제에 강한 작물을 개발하면서 상업화되기 시작했다. 이를 재배한 농민들은 잡초를 쉽게 제거할 수 있게 되면서 재배면적이 매년 10% 이상씩 급속하게 증가하는 것을 경험했다. 현재 29개국에서 유전자변형농작물을 재배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 남한 면적의 16배나 되는 땅에서 유전자변형농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세계 농작물 종자시장은 약 370억불(약 42조원) 규모다. 이중 약 1/3인 132억불(약 15조원)을 유전자변형농작물이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GMO를 생산하는 다국적 대기업의 입장에서는 거의 독과점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유전자변형농산물에 대한 각국의 입장은 차이가 있지만 적어도 생명공학기술의 개발과 활용 증대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국가가 동의하고 있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T)의 발전과 같이 향후에는 생명공학기술(BT)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경제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만큼 GMO작물은 미래 농업에 있어서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문제다.

논란도 많고 우려도 많은 유전자변형농산물을 개발해야 할지, 아니면 중단해야 할지 GMO 개발의 허(虛)와 실(實)은 무엇일까?

GMO는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해 유용한 작물을 개발하기 위해 처음 시작됐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도입된 유전자와 GM작물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농산물 수출국과 수입국이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생물다양성협약(CBD),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국제기구에서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지만 쉽게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럼 우리가 GMO를 생산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과 단점은 무엇일까? 우수한 GM종자 1품종만 개발하더라도 국제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얻을 수 있는 수익 또한 매년 수백에서 수천억원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종자나 작물은 시장에서 성공하기 힘들며, 급기야 생산 중단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선진국의 거대 다국적 기업이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기존의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초기반 기술도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해 벼, 채소, 화훼 등 우리 농업기술의 장점을 발전시킨다면 충분히 국제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의 손익을 따지기보다 미래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고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 당장 큰 이익을 바라기보다 장기적으로 내다보는 눈을 갖춰야 할 것이다.

앞으로 생명공학기술의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농업을 발전시키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아울러 소비자가 우려하는 식품안전 문제를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철저한 안전성 검사와 표시제 시행이 적극적으로 이뤄져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를 소비자가 신뢰하고 농산물을 안전하게 섭취하는 동시에 스스로 GMO작물을 선택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편집부  ggalba@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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