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에 이어 LG화학, 금호피앤비화학, 도레이첨단소재, OCI 등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의 CEO(최고경영자) 교체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석유화학 업계가 지난해까지 이어진 호황이 끝나면서 불황의 직격탄을 맞자 대내외 경영 위기 돌파를 위한 타개책으로 풀이된다.
OCI는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택중 사내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후 이사회를 열고 백우석 부회장을 회장에 선임했다. 또 이우현 사장은 부회장으로,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김택중 사장은 최고경영책임자(CEO)에 신규 임명했다.
OCI는 백우석·이우현·김택중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경영을 맡게 된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은 주총 시즌을 맞아 새로운 리더를 선임하며 세대 교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롯데케미칼이 세대교체에 나선 데 이어 이번 주총 시즌에서 LG화학을 비롯 금호피앤비화학, 도레이첨단소재, OCI 등이 대표이사를 교체한 결과다.
이들 업체들은 순혈주의를 과감히 깨뜨리며 혁신에 방점을 찍기도 하고 내부 인사 중용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도 한다.
특히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대표이사의 세대 교체를 단행했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LG화학은 지난 15일 주주총회를 열고 박진수 부회장의 후임으로 신학철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말 롯데그룹 화학BU장에 기존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에는 임병연 부사장을 임명했다.
따라서, 기존 LG화학의 박진수 부회장과 롯데그룹 화학BU장 허수영 부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둘은 국내 석유화학 업계 1세대로 불려온 인물이고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 70학번 동기라는 점에서 묘하게 겹친다.
LG화학·금호피앤비화학 '외부 수혈'...롯데케미칼·도레이첨단소재·OCI '내부 중용·전문성'
다른 석유화학업체도 대표이사 변경이 이어졌다.
금호석유화학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신우성 전 한국바스프 대표이사 회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도레이첨단소재 역시 같은 날 전해상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지난달 21일 도레이케미칼과 합병계약을 체결하고 글로벌 소재기업 도약을 선언한 바 있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사장과 전해사장 도레이첨단소재 사장은 카이스트 출신 인연이 있다. 롯데케미칼 임병연 사장의 경우 서울대학교에서 학사·석사를 취득한 뒤 카이스트에서 박사과정을 밟았으며, 도레이첨단소재 전해상 사장도 한양대 졸업 후 카이스트에서 석사·박사를 취득했다.
LG화학과 금호피앤비화학은 외부 수혈을 통해 혁신을 추구했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는 글로벌 혁신기업인 3M 출신으로, LG화학이 최고경영자(CEO)를 외부에서 영입한 것은 1947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신 부회장은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3M의 해외사업을 이끌며 수석 부회장까지 올랐다.
롯데케미칼과 도레이첨단소재, OCI는 내부에서 성장한 전문가로 세대교체를 꾀하며 전문성을 높인 모양새다.
신우성 금호피앤비화학 대표이사 사장 역시 글로벌 석유화학 업체인 바스프에 오래 몸담아 온 인물로 대표적인 외부 수혈 사례다.
금호석유화학그룹 역시 외부인사 출신의 대표이사를 내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반면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사장, 전해상 도레이첨단소재 대표이사 사장, 김택중 OCI 대표이사 사장은 내부 중용한 인물이다.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의 안정을 이끌 적임자인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사업이 다운사이클에 접어든 가운데 업계는 위기극복과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올해 경영진의 최대 고민은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한 미래 먹거리 해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롭게 석유화학 업계를 대표하게 된 CEO들이 불황의 파고 속에서 신성장동력 신사업 창출과 함께 어떤 성과를 보일 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