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한민국과 함께 만드는 혁신성장'이라는 이름으로 '외국인 투자 기업인과의 대화'를 가졌다.
문 대통령이 외국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연 건 취임 후 처음이다.
외국인투자 기업인들은 문 대통령에게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달라"고 한목소리로 요청했다.
이날 행사에는 56명의 각국 외국인 투자 기업인, 9개 협회·단체(미국·EU·일본·중국·독일·프랑스·영국·캐나다 주한상공회의소, 외국기업협회) 등 총 65명의 외부 참석자와 정부 관계자 등 총 100여명이 참석했다.
제프리 존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이사장이 사회자를 맡았다.
참석 기업 선정에는 투자 및 고용규모, 국가, 업종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으며 주한 외국상공회의소와 코트라 등의 추천을 받아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했다.
대표적인 외국인 투자 기업인으로는 프랑크 셰퍼스 로버트보쉬코리아 대표(독일), 제임스 R.노팅햄 HP프린팅코리아 대표(미국), 아밋 라로야 한국3M 대표(미국),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일본), 사친 사푸테 노벨리스코리아 사장(인도) 등이 참석했다.
협회·단체 쪽에서는 제임스김 주한미국상의 대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주한유럽상의 회장, 모리야마 토모유키 서울재팬클럽 이사장, 우건군 주한중국상회 회장 등 주한외국상의 대표를 비롯해 이승현 외국기업협회 회장 등이 자리했다.
정부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이재갑 고용노동부·조명래 환경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함께 했다.
국회에서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위원장,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여당 간사인 홍의락 민주당 의원,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수현 정책실장, 윤종원 경제수석, 정태호 일자리수석, 김연명 사회수석, 주형철 경제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이날 잉그리드 드렉셀 주한독일상의회장은 “한국기업을 우선하는 규제의 축소를 부탁드린다. 또한 기본적으로 주52시간을 환영한다. 다만 디지털 분야는 노동시간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제임스 R. 노팅햄 HP프린팅코리아 대표이사는 “한국은 놀라운 비즈니스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양질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한국의 우수한 R&D 시장을 높이 평가했다.
사친 사푸테 노벨리스코리아 사장은 “대통령께서 신남방정책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도는 아시아에서 굉장히 큰 시장인 만큼 더욱 협업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진회 한국시티은행 은행장은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혁명에 대해 적극 지지한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 등 금융분야에서의 혁신이 필요하다”며 입법에 관한 국회의 노력을 당부했다.
데이비드 럭 유나이티드항공 한국지사장은 “한국은 GDP의 5%만 관광산업에 지원하고 있다. 혁신적 일자리 창출, GDP 상승, 해외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패트릭 윤 비자인터내셔날 아시아퍼시픽코리아 사장은 “한국은 세계최고의 IT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핀테크 사업에 좋은 환경"이라며 "하지만 규제에 있어 한국과 글로벌 기준이 달라 어려움이 많다. 핀테크 사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시간 단축과 더불어 유연한 운영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래서 기존 3개월이었던 탄력근로제 단위기한을 6개월로 추진 중에 있다. 법 개정 후 상황을 모니터링 해 보완해야 할 부분들은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고 답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글로벌 스탠다드의 중요성에 적극 공감한다”며 “한국에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도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각오는 물론 정책들도 준비 중에 있다. 최근 반기문 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미세먼지 범국가기구를 만들었다. 또한 추경을 통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외국인 투자 기업인과 우리 정부 사이의 생생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며 "오늘 나눈 이야기들을 그저 듣고 끝나는 게 아니라 결과와 처리 진행 상황 등을 상세히 알려주는 피드백이 가장 중요하다”며 후속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서 여러분의 꿈이 실현되고 그것을 통해서 한국 경제가 더 크게 도약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도록 함께 노력하자”며 “한국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여러분은 바로 우리 기업이다. 정부도 우리 기업으로 여기고 우리 기업과 똑같이 대우하면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모리야마 토모유키 서울재팬클럽 이사장에게 “경제적 교류는 정치와 다르게 보아야 한다”며 “이미 한 해에 양국을 오가는 인원이 1,000만에 이른다. 이런 인적교류가 민간영역으로 확대되어 기업 간 경제교류가 활발해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와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경제에 대한 외국인 투자 기여도는 국내 매출의 12%, 수출의 19%, 고용의 7%였다. 또 2018년 기준 외국인 투자 실적은 신고기준 269억불, 도착기준 170억불로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