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자유한국당 의원 일동은 16일 "유영민 과기부 장관 꼼수 출장으로 KT 화재 청문회 증인 불출석, 향후 의사일정 파행의 책임은 여야 합의 파기를 방조한 더불어민주당과 유영민 과기부 장관에게 있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을 강도높게 성토했다.
이날 성명서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자유한국당 소속 김성태, 박대출, 박성중, 송희경, 윤상직, 정용기, 최연혜 국회의원 일동 명의로 발표했다.
이들 한국당 의원들은 "내일(17일) KT 화재원인 규명 및 방지대책에 대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하기로 예정돼 있던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12일 금요일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동행을 이유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며 "여야가 어렵게 합의한 청문회는 정부가 제출한 종이 한 장에 손쉽게 뒤집혔다"고 비판했다.
이어 "3월 27일 여야는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유영민 과기부 장관, 황창규 KT회장 등을 KT 화재 청문회 핵심증인으로 채택했다"며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청문회 일정을 더는 늦출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고 전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제는 카메라 앞과 다른 정부여당의 행보"라며 "27일 유영민 장관이 증인으로 채택된 이후 과기부는 유영민 장관을 KT 화재 청문회 증인에서 제외할 것을 비공식적으로 계속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유영민 장관에 대한 증인 철회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청와대가 나섰다. 청와대는 5G 상용화 경험을 공유해 국격을 제고하겠다는 이유로 문재인 대통령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 유영민 장관을 포함시켰다"면서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오늘에서야 유영민 장관을 쏙 빼고 일정 조정 없이 KT 화재 청문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고 민주당의 표리부동한 행태를 비난했다.
한국당은 "내실 있는 KT 화재 청문회를 강조했던 건 다름 아닌 더불어민주당이었다"며 "결국 정부여당이 바란 건 진실규명이 아니라, 내년 지역구에 출마하는 유영민 장관을 보호하기 위한 ‘유영민 장관 구하기’였다는 게 자명해졌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에게 묻는다. 한 부처의 수장이 챙겨야 할 국익이란 무엇인가"라며 "세계 최초 5G 상용화 경험을 해외에 자랑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부처 최고 책임자로서 무엇이 시급한지 가늠하고 그에 맞게 처신해달라는 거다"라고 청와대를 겨냥했다.
특히 "화재가 발생한지 5개월이 지나도록 피해보상과 사후 대책 어느 것 하나 딱 부러지게 해결된 게 없다"며 "핵심 증인이자 부처 책임자인 과기부 장관이 빠진 청문회에서 얼마나 제대로 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부처의 확답을 이끌어낼 수 있겠는가"라고 호소했다.
이번 KT 화재 청문회는 일반적인 상임위 업무보고나 현안보고와 다르다.
국회법 제65조에 따라 ‘중요한 안건’의 심사를 위해 위원회 의결로 개최하기로 결정한 청문회다. 유영민 장관은 핵심 증인으로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라 증인으로 출석할 의무가 있었다.
한국당은 "분명히 말한다"며 "향후 의사일정 파행의 모든 책임은 여야 합의 파기를 방조한 더불어민주당과 꼼수 출장으로 청문회를 회피하려 한 블랙리스트 의혹의 몸통인 유영민 과기부 장관에게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당은 "청문회를 하자고 주장한 것도 더불어민주당이고, 서두르자고 거듭 요청한 것도 더불어민주당이며, 청문회 당일 장관이 대통령과 함께 해외로 사라지는 촌극을 통해 알맹이 빠진 청문회를 만든 것도 다름 아닌 정부여당이다"라며 "더불어민주당은 KT 화재 청문회 지연의 책임이 자유한국당에 있다는 억지 주장을 멈추고, 지금이라도 KT 화재 청문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성실히 응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오는 17일 열리는 KT 화재원인 규명 및 방지대책에 관한 청문회에 불출석한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유 장관의 불출석은 16일부터 23일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 동행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국회 과방위 여야 의원들은 KT 화재 청문회를 이달 17일 열기로 합의하고 증인으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 사장, 황창규 KT 회장 등 3명을 채택했다.
참고인으로는 최영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권혁진 국방부정보화기획관, 윤영재 소방청 소방령, 김철수 KT 상용직노조 경기지회장이 출석을 앞두고 있다.
유영민 장관의 청문회 불참에 따라 과기정통부 증인 자리는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대신할 예정이다.
유영민 장관은 '통신재난' 사태에서 컨트롤타워 최고 책임자라는 점에서 이번 청문회 불출석은 '꼼수 출장'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정가의 관측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