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과 에너지정의행동은 체르노빌 25주기를 맞아 환경재단 후원으로 오늘 오후 2시부터 프레스센터 19층 회의장에서 ‘원전 대전환, 에너지대안 가능하다’ 토론회를 열었다.
환경사회연구소장인 구도완 박사의 사회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윤순진 교수가 ‘국가에너지기본계획 문제점과 대안’에 대해 첫 발표를 했는데,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것으로 전망한 공급지향적 계획이며 수요를 과다예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에너지효율개선 목표와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목표가 미흡하며 핵발전 확대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 계획은 지역 간 에너지형평성제고, 장기적 관점이 결여되어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려 부족, 민주적인 에너지 거버넌스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핵발전은 전주기를 평가했을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할 수 있고 어떤 나라도 처분해 본 경험이 없는 사용후핵연료 처분비용, 자연재난이나 테러에 의한 사고 비용 등으로 핵발전의 경제성에도 문제를 제기하면서 한국의 했다.
마지막으로 에너지 미래를 위한 제언으로 에너지위기와 기후변화 위기를 반영한 수요예측과 수요관리 강화로 지속가능한 미래 시나리오 개발에 착수하고 핵발전 확대의 적절성에 대한 검토, 전력요금 정상화, 사회환경비용 내재화 등을 제안했다.두 번째 발표자로 방송통신대학교 이필렬 교수는 ‘한국에서 에너지 전환이 가능한가’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이필렬 교수는 핵에너지를 포기하거나 포기를 번복한 독일, 스웨덴, 덴마크, 이탈리아, 영국, 핀란드, 스페인 등 유럽의 여러 나라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비교하면서 원자력 포기는 전기소비가 거의 증가하지 않아야 하고 재생가능 전기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전기소비는 가장 크게 증가하는 반면 재생가능전기의 비중은 극히 미미하므로 현재로서는 원자력포기와 에너지전환이 불가능하다며, 우리나라에서 에너지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독일과 같이 지속적인 반핵운동과 함께 에너지 전환 시나리오를 내놓을 수 있는 씽크탱크의 설립, 이 내용이 관철되도록 한 녹색당의 역할과 더불어 많은 시민들의 참여와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발표자로 세종대학교 박년배 연구교수는 ‘2050년 재생가능 전력 전환 시나리오 분석’에서 정부의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상 전력소비보다 수요관리를 강화하고 국내 재생가능에너지 잠재량 범위 내에서 재생가능에너지 전기를 확대하게 되면 건설 중인 원전 8기만 허용하고 신규원전계획을 반영하지 않아도 전력수급이 가능하며 2050년에는 원자력전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데 이런 에너지 전환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존 비용의 20%정도만 추가되면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다.
특히, 박년배 교수의 시나리오는 전력수요관리를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전력소비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재생가능에너지 설비 설치에서 국내 임야와 농경지 토지이용을 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는 등 보수적인 상황을 조건으로 했음에도 원자력전기 없는 2050년을 예측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박년배 교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논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는데 지속가능한 미래상을 수립하는데 시민, 전문가, 정책결정자가 참여하는 가운데 사례 조사를 하고 에너지와 기후정책 모델링을 위한 자료수집과 시나리오 분석, 정책 및 기술 로드맵을 수립하고 평가하고 이를 다시 모델에 반영하는 과정이다.
발표 뒤에 이어진 토론에서는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이성호 부회장은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보급이 이미 원자력발전을 능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전기요금의 현실화와 수요관리 정책강화로 에너지전환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태양광 산업의 경우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매출의 대부분, 수출의 80% 이상을 태양광산업이 차지하는데 UAE 원전 수출로 인해 연간 20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예상되는데 비해 2010년 한국 태양광 산업 수출액은 37억 9천만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세계 원전 시장은 위축되더라도 태양광 시장은 연간 20% 전후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2012~2015년이면 전력시장 가격과 태양광 발전단가가 일치해서 금융지원이 필요없는 ‘그리드 패러티’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번째 토론으로 진보신장 강은주 정책연구위원은 유럽 각국의 사례들은 탈핵과 에너지 전환이 사회적 합의이자 정치적 영역이라고 주장했다. 핵에너지의 위험은 다른 위험과 달리 만질 수도 볼 수도 느낄 수도 없으며 우리가 인지하는 시간의 범위를 뛰어넘고 위험의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도 모른다며 인간보다 돈이 먼저인 사회는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관리하는 안전불감증으로 위험사회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강은주 위원은 핵없는 사회를 위해서는 원자력르네상스를 포기하고 신규 핵발전소와 수명연장을 포기, 핵안전성 점검, 원자력문화재단을 해체할 것을 요구했다. 2030년까지 핵발전소의 3/4를 폐쇄하고 2040년을 탈핵의 원년으로 삼자고 제안하면서, 이를 위한 대안전 에너지원 믹스를 캐나다노동조합연맹(CLC)의 ‘정의로운 전환’의 관점에서 2004년에 지속가능한 에너지환경미래 공동연구소(JISEEF)가 제안한 탈핵시나리오와 참여연대 시민솨학센터가 주도한 시민합의회의 모델로 제안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환경운동연합 일본원전사고비상대책위 양이원영 국장은 핵에너지 안 쓰기 위해 먼저 최근의 전기수요 급증의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2005년 이후 최근 6년간 전기소비 경향을 분석했다. 2005년 대비 전기소비 증가량의 대부분은 산업부문이 차지했다.
특히, 산업용경부하전기(산업용 심야전기, 밤 11시~오전 9시 사용전기)로 공급하는 전기량이 급증했는데 심야전력요금제도와 함께 비효율적인 전기열소비를 진작시키는 이런 결과는 1980년대 잘못된 전력정책에서 시작되었다면서 과도한 전력수요 예측으로 인한 핵발전 과잉이 전기 과소비의 사회구조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이 요소들은 서로 영향을 미치며 전기과소비의 악순환의 고리를 고착화시켰는데, 어느 한 곳을 끊지 않으면 아무리 전기공급을 확대해도 전기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구나 원가회수율이 70%대인 산업용경부하전기요금은 에너지다소비 업체에 전기요금 특혜를 주는 것으로 그 규모는 2010년 기준 연간 2조 2천억 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에너지전환을 위해서는 산업용전기요금 현실화와 함께 전기를 사용하는 건물의 냉난방에너지를 줄이는 정책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면서 교통, 건물, 산업구조 등 사회전반적으로 공급중심에서 수요관리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을 전환하고,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에너지원으로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하고, 에너지세제 개편 작업 등을 통해 핵에너지 없는 에너지전환을 전망했다.
한상오 기자
한상오 hanso11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