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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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과제
  • 조원영
  • 승인 2015.12.3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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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의경    신산업경영원장

2016년 새해가 밝았다. 소란한 시위와 꽉 막힌 정부·의회의 절벽 사이로 어김없이 새로운 태양이 푸른 빛을 던지고 있다.

새해엔 4월에 총선이 있고, 하반기에 미국 대선이 있어 나라 안팎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또 총선으로 새로운 지형이 마련되면서 곧바로 한국도 대선 채비에 들어 갈 것이다. 이래저래 새해는 정치의 계절이다.

지난 연말 미국이 금리 인상을 시작함으로써 세계가 새로운 파동을 일으키고 있다. 민생은 더욱 팍팍해질 공산이 크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 회사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 신용도를 Aa2로 한 단계 올렸다. 정부는 또 한 번 펀더멘털이 양호하다고 만족한 표정을 지었으나, 그렇다고 민생이 나아지리란 보장은 없다.

국제 신용평가는 주로 경상수지 상태나 외환보유고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는 외국 빚을 갚을 수 있는 여력의 평가이지, 1,200조 원에 이른 가계부채, 부의 편재(偏在)와 사회적 불안 요인 방치 등을 들여 다 보면 시한폭탄 위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세모에 서울대 재학생이 비관 끝에 자살한 일이 있고, 유사한 불행 사태가 여기 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취업·결혼·출산 등을 포기하여 이른바 칠포 세대라고 자조하는가 하면, Hell조선 이라며 그들이 사는 나라를 비하하고 있다.

나라 상황이 이처럼 위기인데도 정치인들은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고 제로 섬 게임에만 몰두하고 있다. 민생을 제쳐 놓고 선거구 획정 문제에 올인하고 필요한 법률이 제정되지 못 해 경제가 더욱 수렁으로 빠져 들고 있다.

게다가 야당은 또 총선 공천을 앞두고 분열되어 문당(文黨), 안당(安黨) 타령이나 하고, 실천 의지를 상실한 채 레토릭(修辭)이 난무하는 마당이다.

대통령의 리더십도 실종된 지 오래다. 외교정책도 실기(失機)하고 있지만, 4대 개혁 등 민생 해결을 위한 주요 정책도 하나같이 구두선(口頭禪)이다.

연말 한 때는 매일 같이 법을 통과시키지 않는 국회, 그것도 양당 지도자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협조를 요청했지만 결과는 반대로 되고 말았다.

3권이 분립된 민주 국가에서 대통령이 윽박지른다고 해결될 것으로 보았다면 큰 오산(誤算)이다. 그렇다고 그같은 엄포가 전략으로 뒷받침되지도 않는 것 같다. 푸념의 정치요, 최악의 통치 행태다. 박 대통령이 아름다운 목소리로 판을 깨고 있는 데도 각료나 청와대 참모들은 단정한 자세로 메모만 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다.

새해 한국 경제는 더욱 어려워지리란 전망이다. 정부가 GDP 성장률 3.1%를 내 걸고 있지만, 민간 경제 연구소들은 2% 후반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 외에도 국제유가 하락, 중국 경제의 거듭된 침체 등이 먹구름을 키우고 있는 데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

그 동안 한국 경제를 뒷받침해 온 수출이 급락하고 있으며, 일본의 경쟁력 회복과 중국 기술 고도화로 한국 제품의 수출 여력이 더욱 약화돼 가고 있어 앞길이 험난하다.

박 정부 들어서며 창조경제를 육성한다며 요란을 떨고 재정을 투입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쪽 성과 역시 없다. 처음부터 이 것은 잘못된 정책이었다. 듣기에만 화려한 자기 최면술이었다. 그 사이 조선·철강·석유화학은 침몰 상태이고, IT·반도체도 위기를 맞고 있다. 이처럼 암담한 상황이 예견되는 데도 산업정책에 변화가 없다.

그러니 어느 재벌 기업에서 희망 퇴직자를 고르는 데 경력 1~2년의 신입사원까지 포함시키느니 마느니 하고 사회적 논란을 빚기에 이르렀다.

새해엔 이같은 현실을 타개하고 국민들에게 새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치인들이 부상해야 하겠다. 경륜과 비전을 갖춘 인사로, 민생 구석 구석을 이해하고 신망을 받는 리더가 필요하다. 상식이 통하고 따라서 폭넓게 소통할 수 있는 리더라야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한국인의 의식 수준은 매우 높다. 새로운 정치문화를 조성하는 것도 국민들의 선택에 달렸다.
새해엔 절벽 사이로 스며 든 햇빛이 하늘 높이 솟아 세상을 밝게 비추기를 기대한다.

조원영  jwyc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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