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이상 주식갑부 그룹 총수 부인은 5명…한화·효성·세아·유진그룹 회장 부인 등 포함
-여성 총수 중에는 신세계 이명희 회장 주식재산만 ‘1조 1550억’…애경 장영신 회장 ‘468억’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국내 59개 그룹 총수(總帥) 부인 중 주식재벌 1위 사모님(?)은 누굴까.
녹색경제신문 조사 결과, 그 주인공은 하림 그룹 김홍국 회장의 부인 오수정 씨로 확인됐다. 오 씨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가치는 22일 기준 309억 원에 달했다. 오 씨는 하림지주와 엔에스쇼핑 두 주식 종목에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하림지주에서 갖고 있는 28만 6300주(3%)의 주식평가액만 해도 308억 6930만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엔에스쇼핑에서는 1억 원 정도의 주식재산을 보유 중이다.
1963년에 태어나 올해 56세 되는 오수정 씨는 대학교 4학년 때 지금의 하림 그룹 김홍국(62세) 회장을 만나 1986년에 결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혼 할 당시의 오 씨 나이는 23세. 김 회장과 6살 나이 차이를 보이는 오 씨는 현재 1남 3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이들 자녀 중 어느 누구도 현재까지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은 상태다. 그런데도 이 중 장남인 김준영 씨는 이미 하림 그룹의 지배구조 최상위에 있는 올품의 지분을 100% 확보해 놓고 있는 상태다. 아직 학생 신분이어서 경영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은 자녀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만 놓고 보면 실질적인 하림 그룹의 최상위 지배자나 다름없다. 지금까지 어떤 그룹에서도 경영에 참여하지도 않은 자녀에게 100% 지분을 미리 증여한 사례는 유례가 드문 케이스다.
이번 조사대상인 59개 재벌그룹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패션 전문업체 F&F 김창수 대표이사의 부인 홍수정 씨도 437억 원(22일 기준) 상당의 주식재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교롭게도 홍수정 씨와 오수정 씨는 공통분모가 많다. 먼저 성(姓)만 다를 뿐 ‘수정’이라는 이름이 똑같다. 1963년에 태어난 것도 서로 일치한다. 오 씨는 6월생이고 홍 씨는 11월생이다. 여기에 성공한 기업가의 아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수백억에 달하는 주식재산을 가진 것까지 닮았다. ‘수정 재벌’ 안방마님 클럽을 만들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부인인 서영민(58세) 씨도 272억 원 상당의 주식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 씨는 한화 주식종목에서 106만 1676주(1.4%)의 주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효성 그룹 조석래 회장의 부인 송광자(75세) 씨의 주식가치도 227억 원 수준을 보였다. 송 씨는 효성(78억 원), 효성중공업(21억 원), 효성티앤씨(46억 원), 효성화학(38억 원), 효성첨단소재(41억 원) 주식종목 등에서 수십억 원 상당의 주식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아그룹 이순형 회장의 부인 김혜영(64세) 씨와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의 부인 구금숙(64세) 씨도 각각 115억 원, 103억 원으로 100억대 주식재산을 가진 그룹 안방마님으로 조사됐다.
이들 이외에도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의 부인 신윤경(51세) 씨는 82억 원 수준의 주식을 갖고 있다. 신 씨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재산은 아모레퍼시픽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농심홀딩스 주식이다. 신 씨의 부친이 농심그룹 신춘호 회장이기 때문에 해당 주식을 보유 중이다.
코오롱 그룹 이웅열 전 회장의 부인 서창희(59세) 씨와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의 부인 남희정(57세) 씨도 23억 원 정도의 주식재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라그룹 정몽원 회장의 부인 홍인화(61세) 씨는 12억 원 정도의 주식평가액을 보였다.
여성 자신이 그룹 총수를 맡고 있는 경영자 중에서는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이 1조 1550억 원으로 1조 원대 주식갑부로 꼽혔다. 이 회장은 이마트에서 655억 원, 신세계에서 499억 원 상당의 주식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은 AK홀딩스와 애경유화 주식종목 등에서 469억 원 상당의 주식재산 가치를 보였다.
공식적으로 그룹 총수가 아버지에서 아들로 바뀌면서 이번 조사에서 빠진 삼성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74세) 前 리움 관장은 삼성전자에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평가액만 해도 2조 5560억 원으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편 녹색경제가 59개 대기업 집단 중 51개 그룹 총수 부인을 대상으로 주식재산을 파악해보니 14명(27.4%)만 상장사에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 총수 부인 세 명 중 한 명 정도만 주식을 갖고 있는 셈이다. 주식평가액은 상장사 주식종목에 한해 조사가 이뤄졌고, 주식재산은 보유 주식에 지난 22일 종가를 곱한 값으로 계산이 이뤄졌다.
한익재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