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게임기들은 원하는 게임을 구매하는 전통적인 방식과 저렴한 가격의 게임 구독 서비스로 구분되는 추세다. 물론 부분 유료화 정책을 사용하는 온라인 게임이나 일부 부분 유료 게임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게임 시장은 게임별로 패키지 구매가 절대적이었고, 여기에 최근 구독 서비스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구글이 올 초에 공개한 스타디아는 E3 직전까지만 해도 스트리밍 게임이라는 새로운 개념과 획기적인 발상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구글의 이미지가 더해져 게임계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 올 것으로 기대됐다. 이에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부분에서 서로 협력하는 등 구글의 게임 업계 참가는 기존 업체들을 긴장시키게 했다.
하지만 E3 이후 스타디아에 대한 기대도는 점점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는 스타디아 관련 항목이 개설됐다 이 항목의 글을 보면 월 이용요금을 내면서도 게임을 따로 구입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시하는 유저들이 많다. 유저들은 "구글이라면 게임업계의 넷플릭스가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미 많은 회사들이 이와 유사한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며, 게임 가격이 패키지와 차이가 없다면 아예 게임기나 PC를 선택하겠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스타디아는 월 9.99달러의 비용을 지불하는 프로 서비스를 통해 월 1개의 무료 게임과 게임 할인권을 제공한다. 프로는 4K 해상도와 5.1 채널의 사운드를 제공한다. 반면 무료인 스타디아 베이스는 1080P, 스테레오 사운드만 제공한다. 프로라면 월 9.99달러로 1개 이상의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지만 이미 PSN+나 XBOX 라이브 골드도 매월 무료 게임을 제공해 오고 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주문형 게임 서비스인 게임패스를 점점 강화하고 있다.
스타디아는 4K UHDTV 갖고 있다면 매월 서비스 요금을 내면서 별도로 게임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게임 플랫폼과 비교하면 결코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다. 더군다나 스타디아는 컨트롤러의 조작을 서버로 보내고, 그 반응을 서버로부터 화면을 전송받기 때문에 인터넷 속도가 빨라도 통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시간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격투 게임이나 레이싱 게임, 액션 게임 같은 미세한 조작을 요구하는 게임은 딜레이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네트웍이 항상 안정적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게임을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통신망의 속도는 최소 10Mbps가 필요하고, 풀 HD 영상은 20Mbps 이상, 4K UHD 영상은 35Mbps 이상이 필요하다.
그러면 스트리밍이라는 특성상 게임의 가격이라도 저렴해야 할텐데, 구글은 게임 가격은 기존 게임과 동일한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결국 스타디아는 고성능 PC나 게임기를 구입하지 않는 것만 빼면 기존 게임 플랫폼과 차별성이 적다. 이러한 악조건에도 공룡 ‘구글’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준혁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