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유플러스, 구글과 손잡고 플랫폼 구축...LTE고객도 ‘구글 렌즈’로 관람 가능
- 구글 렌즈의 파트너사...국내서 LG유플러스 유일
- "일상을 바꾼다"는 LG유플러스의 각오가 담긴 갤러리
당신은 일상의 변화를 어떻게 감지하는가.
일상이란 단어엔 익숙함이 내포돼 있다. 익숙함은 장소·물건·사람은 물론 특정 시간에까지 묻어있다.
LG유플러스는 5G를 상용화하면서 “일상을 바꾸겠다”고 자신했다. 기술의 변화로 익숙한 것들에 혁신을 가져오겠단 포부다.
이들의 각오가 이번엔 기자의 삶에도 스며들었다. LG유플러스가 공덕역을 AR을 접목한 갤러리로 꾸며 오픈했기 때문이다.
3일 달라진 공덕역을 찾았다.
공덕역은 기자에게 썩 익숙한 공간이다. 현장을 좇아야 하는 숙명 때문에 자주 들리지는 못하지만(거의 유일한 업무상 장점..이다) 녹색경제신문은 공덕역 인근에 있다. 매일 같은 장소를 출퇴근해야 하는 직장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내게 공덕역은 친숙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그런 공간이 살아서 내게 와 말을 걸었다. AR과 5G를 통해 작가의 생각이 들려왔다. 어쩌다 회사에서 하루를 마치는 날의 일상이 달라질 것 같았다. 익숙함이 깨지자 즐거움이 전해진다.
LG유플러스가 서울교통공사와 손잡고 공덕역에 세계 최초 5G기반 문화예술 공간인 ‘U+5G 갤러리’를 개관했다. 이 갤러리는 지하철에 전시된 문화예술 작품을 증강현실로도 감상할 수 있는 세상에 없던 전시공간으로 꾸려졌다. 2020년 2월 29일까지 6개월간 운영된다.
왜 공덕역을 선택했는지 묻자 김세라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장은 “6호선 프로젝트로 진행돼 오픈한 갤러리”라면서 “6호선의 트래픽을 조사해보고, 몇 후보지를 답사한 뒤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공덕역은 연간 1800만명의 시민들이 오가는 곳이다. LG유플러스는 보다 많은 사람이 갤러리를 접할 수 있는 장소라 6호선 중 공덕역을 택했지만, 이곳을 자주 찾는 기자에겐 행운이 됐다.
공덕역에 들어서자 ‘허허’하고 웃음이 나왔다. 스크린 도어에 익숙한 광고 대신 다양한 작품들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발길을 따라 ‘깨알같이’ 적혀있는 안내 선들도 귀여웠다.
▲지하철을 기다리며 즐길 수 있는 ‘플랫폼 갤러리’ ▲지하철 내부에서 감상하는 ’열차 갤러리’ ▲이동하며 눈으로 즐기는 ‘환승 계단 갤러리’ ▲환승 거점에서 5G 콘텐츠 체험이 가능한 ‘팝업 갤러리’ 등 지하철에 들어와 탑승까지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4개 공간에 마련됐다. 24명의 예술가가 준비한 총 88개 작품으로 구성됐다.
곧장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스크린 도어에 걸린 무용수들의 멈춰있는 이미지를 카메라로 비추면 AR을 통해 무용수가 살아 움직인다고 한다는 얘길 들어서다.
안내를 맡은 LG유플러스 관계자는 “U+AR 앱을 실행해 이미지를 담으면, 자동으로 인식해 무용수가 춤을 추는 모습을 확대하고 돌려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아했다. U+AR 앱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저도 LG유플러스 고객인데요, 어떻게 다운받아요?”라고 묻자 관계자는 어색하게 웃으며 “5G 전용 앱이라서요”라고 답했다.
기자는 갤럭시 S7 엣지를 사용하고 있다. 이 단말론 ‘살아 움직이는’ 무용수를 만날 수 없다는 건가. 아직 단말을 바꿀 생각은 없기에, 무언가 서운했다.
기자가 시무룩한 기색을 보이자 다른 방법을 소개했다. 구글 렌즈를 통하면 U+AR과 다소 차이가 있지만, 거의 비슷하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머릿속에 배우 송강호가 영화 기생충에서 한 명대사가 떠오른다. ‘LG유플러스는 계획이 다 있구나’
LG유플러스는 이번 U+5G 갤러리의 작품들을 구현하기 위해 구글과 손잡았다. LG유플러스는 구글의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기술과 AI를 기반으로 이미지를 인식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구글 렌즈’의 플랫폼 파트너사로 참여했다. 구글 렌즈의 파트너사는 국내서 LG유플러스가 유일하다.
이영미 구글 수석부장은 구글이 LG유플러스와 협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세계의 시선이 5G를 상용화한 한국을 향해 있는데 LG유플러스의 이번 사업이 독특하고 창의적인 사례라고 생각해 파트너사로 선정했다”며 "지하철역에서 많은 사람이 체험할 수 있고 구글의 기술도 홍보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공공성까지 보인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33개 작품에는 구글 렌즈가 적용됐다. 다만 3D AR콘텐츠를 360도로 돌려보거나 확대하는 것은 U+AR 앱에서만 가능하다.
정지된 이미지를 구글 렌즈를 통해 비추면, 동영상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기자처럼 아직 LTE에 머물러있는 사람이라도 갤러리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약간의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스크린도어에 걸린 무용수 이미지를 카메라에 담았다.
신제현 작가가 무용수들과 협업한 다원예술인 ‘리슨 투 더 댄스’의 모습이 펼쳐졌다. 조선시대 궁중 향악정재(鄕樂呈才])의 하나인 춘앵전(春鶯 )의 무보(춤의 동작을 악보처럼 일정한 기호나 그림으로 기록한 것)를 보고 무용수들이 새롭게 해석한 동작을 볼 수 있었다.
반대편(응암 방면)의 스크린 도어엔 구족화가 및 서울문화재단 소속 작가들의 회화 작품들이 걸려있다.
이 외에도 권오철 작가 등 유명 사진작가의 작품들과 나점수 조각가의 ‘땅으로부터 온 식물’ 컨셉의 씨앗 캡슐과 의자, 윤병운 작가와 애나한 작가의 특별전도 만날 수 있다.
LG유플러스가 “고객의 일상을 바꾼다”는 자신감의 근거는 ‘콘텐츠’로 귀결된다. 5G 기술로 고객들이 잘 놀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콘텐츠를 5G 기반으로 지연 없이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클라우드 게임’도 선보였다. 고사양 PC게임을 모바일 등 스마트기기에서 다운로드 없이 즐길 수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2일 U+5G 갤러리의 신규 개관식에서 “LG유플러스만의 5G기술과 문화예술이 만나 세계최초 U+5G 갤러리를 구축했다”며 “시민들이 색다른 경험을 통해 작은 일상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LG유플러스와의 협업을 통해 하루 약 5만 명이 이용하는 공덕역을 첨단 기술이 적용된 예술 갤러리로 꾸밀 수 있었다”며, “서울 지하철에서 누구나 멋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타 기관과의 협업을 확대해 앞으로도 ‘문화예술철도’ 조성 사업에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