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면이 모바일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는 물론 화웨이 등 중국 제조사들이 대화면을 장착한 스마트폰을 잇따라서 내놓고 있다. LG전자도 듀얼스크린으로 모처럼 스마트폰 사업에 호조를 맞았다.
‘한 손에 잡히는 혁신’을 강조하던 애플도 화면의 크기를 키우면서 이 같은 트렌드에 합류했다.
15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6인치가 넘는 '슈퍼 패블릿(폰과 태블릿의 합성어)' 생산량이 올해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의 31.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인치대 스마트폰의 비중이 30%를 넘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2023년엔 전체 스마트폰 중 6인치 이상 제품이 52.5%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자를 보던 시대에서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로 변하며, 모바일 전략도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화면을 전면에 내세우는 모바일 시장의 움직임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와이즈앱의 지난 8월 조사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가장 긴 시간 사용한 앱은 유튜브로 나타났다. 유튜브의 이용시간은 460억원분으로 카카오톡(220억분), 네이버(170억분), 페이스북(45억분)을 크게 따돌렸다.
모바일을 통해 글자를 보는 것보다 영상을 시청하는 게 일반적인 사용 방법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실제로 지난 11일 독일 베를린에서 막을 내린 유럽 최대 가전ㆍIT전시회 ‘IFA2019’에서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전면에 내세운 전략 단말들은 모두 ‘대화면’을 장착했다.
삼성전자는 이 전시회에서 갤럭시 노트10과 갤럭시 폴드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으로 나온 두 프리미엄 모델은 모두 ‘대화면’이 가장 큰 특성으로 꼽힌다.
갤럭시 노트10+(플러스)는 전작인 노트9(6.4인치)보다 화면 크기가 0.4인치 늘어난 6.8인치다.
접히고 펼쳐지는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는 이 같은 특성이 두드러진다. 이 제품은 “완전히 새로운 모바일 카테고리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접혔을 땐 한 손에 들어오는 형태로 사용된다. 펼쳤을 땐 태블릿과 같은 대화면을 제공한다.
갤럭시 폴드를 펼쳤을 땐 7.3인치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가 나타난다. 커버 디스플레이는 4.6인치다.
심지어 삼성전자가 보급형으로 내놓은 단말도 6인치가 넘는다. 갤럭시 A 시리즈 최초로 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이 단말은 6.7인치 슈퍼 아몰레드 인피니티-U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LG전자는 모바일 대화면을 ‘듀얼스크린’으로 선보였다. IFA 2019에서 처음 선보인 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은 6.4인치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이와 함께 선보인 LG 듀얼 스크린의 화면은 V50S 씽큐와 동일한 6.4인치로, 화면을 두 개로 이용가능한 점을 부각했다.
듀얼 스크린은 스마트폰 화면을 덮는 플립(Flip) 형태로 일반 스마트폰 커버처럼 끼우기만 하면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전용 액세서리로 지난 2월 첫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새로운 LG 듀얼 스크린은 전면에 2.1형 크기의 알림창을 탑재했다. 또한 ‘360도 프리스탑’ 기술도 탑재했다. 어느 회전 각도에서나 고정해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노트북에서 주로 사용된다.
화웨이의 '메이트20X 5G'는 7.2인치였다. 19일 공개하는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메이트30 프로'에는 6.7인치 화면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 출시할 폴더블 스마트폰인 메이트X는 8인치 크기다.
애플도 이 같은 흐름에 탑승했다. 지난해 아이폰XS 맥스에 처음으로 6인치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데 이어 올해도 6.5인치 아이폰11 프로 맥스를 내놨다.
SA에 따르면, 2015년 1.5%, 2016년 2.3%에 불과했던 6인치대 스마트폰 비중은 2017년 8.5%, 작년 24.1%로 크게 뛴 후 올해 처음으로 3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5인치대 스마트폰 비중은 올해 62.4%, 4인치대 스마트폰 비중은 9.5%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4인치보다 작은 스마트폰의 비중은 0.1%에 불과하다. 작년에는 5인치대 64.0%, 4인치대 13.4%였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