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품다]‘新 명절증후군’…남성 화병 환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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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품다]‘新 명절증후군’…남성 화병 환자 늘었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09.1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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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이후 체중·근육 줄어드는 노인들도 건강에 주의
한 남편이 아내를 도와 명절 집안일을 돕고 있다.[사진=자생한방병원]
한 남편이 아내를 도와 명절 집안일을 돕고 있다.[사진=자생한방병원]

명절의 개념이 바뀌면서 ‘새로운 명절 증후군’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명절증후군은 주부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최근에는 남녀노소 모두가 겪는 질환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대가족이 사라지고 남녀 평등의식이 커지면서 가부장적 명절 문화도 점차 옅어져 가는 추세다. 40~50대 중년 남편들은 명절마다 ‘낀 세대’의 설움을 느낀다. 가부장제의 ‘남편 노릇’을 당연시했던 세대이자 아내, 자식들에게 ‘가장 역할’을 강요받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통을 고수하는 본가의 어른들과 명절 가사노동에 불만족스러워하는 아내 사이에서 눈치를 보게 된다. 양쪽의 의견을 모두 반영해가며 가시방석 같은 명절을 보내려니 자연스레 정신적 압박이 커진다. 중간자 역할로서 심적으로 누군가에게 의지하기도 어렵다.

이런 스트레스가 표출되지 못하고 점점 쌓이다 보면 신체적 증상인 화병으로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화병으로 한방병원을 찾은 환자 가운데 남성 환자의 증가율이 두드러진다. 특히 4050세대의 경우 여성 환자는 2010년 5055명에서 2018년 4131명으로 20%가량 줄어든 반면, 남성 환자는 같은 기간 686명에서 1052명으로 1.5배 이상 늘어났다.

화병의 증상은 피로와 공황, 우울, 소화불량, 두통, 이명 등 다양하다. 지속될 경우 심장병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화병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틈틈이 시간을 내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명상, 여가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화병은 잦은 흥분 상태로 불규칙한 기의 흐름이 원인인 질환이므로 막힌 혈을 뚫는 침 치료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임한빛 대전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추석 동안 가족 간 갈등으로 스트레스가 쌓였다면 명절 후에라도 관계를 개선하려 노력하는 등 근본적 스트레스 관리에 임하는 것이 좋다”며 “많은 이들이 스트레스를 일시적이라 여기지만 제대로 해소해주지 않으면 신체적인 증상이 지속해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명절 이후 체중·근육 줄어드는 노인들도 건강에 주의해야 한다. 집안 어르신인 노인들도 명절증후군을 겪는다. 노인들은 명절 때만 되면 자식과 손주들의 방문을 손꼽아 기다린다. 반가운 만남도 잠시, 가족들과 북적이던 명절을 보낸 뒤 찾아오는 공허함은 노인들을 쉽게 우울감과 무기력증에 빠지게 한다. 불면증, 식욕저하 등으로 이어져 체중과 근육 감소의 직접적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근력과 일상생활 활동량은 비례관계에 있다. 급격한 근 감소는 체력, 생리 기능 저하뿐 아니라 골다공증을 일으키는 등 신체장애의 주원인이 된다. 노인들이 밖이나 실내에서 넘어지는 낙상사고는 근 감소와 골다공증이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신체를 지지하는 근육과 뼈가 약해지는 만큼 추간판(디스크) 질환과 관절염에도 취약해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7년 조사를 보면 8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32%)은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고령화율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나라의 경우 근 감소를 겪는 노인 인구와 사회적 비용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해결법은 충분한 영양섭취와 규칙적 운동이다. 단백질과 칼슘의 섭취 비율을 올리고 걷기, 조깅과 같은 유산소 운동으로 근육·인대를 강화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좋다. 노인들의 경우 노화로 인한 회복속도가 더디므로 전문 치료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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