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용 분야마다 온도차...지점 줄어 리테일 분야 축소, IB·IT 부문 경력직은 없어서 못 구해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입사원 채용문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최대 실적 거뒀지만...대형 증권사도 신입사원 채용문 좁아져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 시즌에 접어들면서 채용공고가 한창 발표돼야 할 시점이지만 증권사 채용 공고가 뜸하게 올라오고 있어 구직자들이 낙담하고 있다.
그나마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대형 증권사들이 채용문을 열기 시작했지만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는 증권사들조차 예상보다 채용인원을 줄이거나 아직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하반기에 신입사원 채용규모가 가장 큰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공채전형이 진행 중으로 영업, 리서치, 운용, IT 등 분야에서 100여 명 정도를 선발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신입사원 채용방식 중 특징적인 전통인 ‘CEO와 함께하는 채용설명회’가 지난 9일부터 열려 김남구 부회장과 정일문 대표가 캠퍼스 리크루팅에 직접 나서면서 19일 한양대를 끝으로 성황리에 마쳤다.
미래에셋대우도 지난달부터 마케팅, IT 부문에서 채용 전형이 진행 중으로 이번 하반기 채용규모는 60여 명 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외에도 삼성증권, KB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은 신입사원 채용 전형을 진행 중이거나 채용 계획을 내놨지만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적다.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은 아직 채용 계획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거나 경력직 채용만 진행 중이다.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는 교보증권이 영업, 업무지원, IT 등 직군에서 15명 내외를 채용할 예정이며, DB금융투자도 내달 10일까지 지점PB, 본사영업, 리서치, 경영지원, IT 분야에서 서류 전형 접수를 진행한다.
▲채용 분야마다 온도차...지점 줄어 리테일 분야 축소, IB·IT 부문 경력직은 없어서 못 구해
국내 증권사의 주요 채용 직군은 지점영업, 본사영업, 리서치, 트레이딩, IB, 경영지원, IT 등이다.
그중 IB와 IT 부문은 신입뿐만 아니라 경력직도 상시 채용 중이지만 구인난을 겪는 분야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수익성이 좋은 IB 부문 확대에 나서면서 부동산PF, 구조화채권, VC·신기술사업투자, 비상장투자, Pre-IPO투자 등 분야에서는 늘 경력직 채용문이 열려 있을 정도로 이직 시장도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바이오분야에 대한 모험자본 시장이 커져 PI가 늘면서 전문인력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이 점점 고정비가 크고 수익성이 낮은 지점들을 축소하는 대신에 비대면 영업 채널 강화에 나서면서 지점영업 인력 채용은 줄이고, IT 인력은 보강하고 있다.
최근 증권사들의 HTS, MTS 관련 사고가 빈발하면서 금융당국에서도 IT 인프라 리스크 관리와 인력 보강 권고를 내린 바 있어 IT 인력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
올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화두가 금융당국을 비롯해 전 금융권을 휩쓸며 서로 앞다퉈 IT 역량 강화를 외치고 있어 증권사들 역시 IT 인력 확보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나 네이버, NHN 등 빅테크 기업들을 비롯해 핀테크 스타트업들에서도 개발자,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 등 IT 인력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어 오히려 채용 규모에 비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금 한창 잘나가는 IB 분야나 인력 수요가 높은 IT 부문에서는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이 필요하다”며 “증권사는 인건비가 높은 비즈니스로 오래 전부터 신입사원 채용이 줄고 당장 수익을 만들 수 있는 경력직 선호 현상이 더 강해지는 추세이며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