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계좌번호 등을 잘못 입력해서 실수로 송금된 돈이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돌려받은 돈은 절반에 그쳤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은행별 착오송금 현황’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6월까지 착오송금 이후 반환을 청구한 건수는 40만3953건, 금액은 956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반환된 금액은 4784억원으로 절반에 달했다.

반환청구 요청 건수는 2015년 6만1278건에서 지난해 10만6262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6만건이 발생했다. 금액도 2015년 1761억원, 2016년 1806억원, 2017년 2398억원, 2018년 2392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1204억원을 기록했다.

착오송금의 원인은 계좌입력 오류가 30만9701건으로 가장 많았다. 착오송금 4건 중 3건은 계좌입력 오류때문인 셈이다.

현행 착오송금 반환절차는 돈을 보낸 사람이 송금은행에 착오송금 반환신청을 하면 금융결제원을 통해 수취은행에 반환청구 접수 정보를 전달한다. 이후 수취은행이 착오송금을 받은 사람에게 이를 알리고 반환청구 요청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수취인이 반환을 거부하거나 연락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미반환 상태로 남게 된다. 수취인이 반환을 거부할 경우 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민사소송 외엔 마땅한 방법이 없는 현실이다.

김성원 의원은 “해마다 착오송금으로 인한 피해가 계속되고 있고 비대면 거래의 확대로 계좌입력 오류 사례가 급증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착오송금은 민사적 구제방식을 통한 해결방법 밖에 없다고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송금기록이 없는 새로운 수취자에 대한 송금 확인절차 강화, 착오송금 계좌의 일시적 지급정지 등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