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퍼, 곧 이어 서울서 "韓, 좀 더 부담해야"…트럼프 재선전략으로 '방위비 증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른바 '부자 나라'를 미군이 방어하는 데 대한 비판적 시각을 거듭 드러냈다.
몇 시간 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서울에서 정경두 국방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을 부유한 나라로 칭하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재선전략의 일환으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저녁 미 루이지애나주 보시어 시티에서 재선 유세 연설에서 "내가 당선되기 전 우리의 지도자들은 위대한 미국 중산층을 그들의 망상 같은 글로벌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기 위한 돼지저금통으로 썼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전 세계의 나라들을 돌봤다. 당신들이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나라들도 있다. 미국 제조업을 죽여 외국의 경제성장을 촉진하기도 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의 군대를 엄청나게 부자인 나라들을 방어하는 데 썼다. 그러면서 당신들의 돈으로 그들의 복지를 보조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의 도시가 부패하고 황폐화하는 동안 중동에 소중한 미국인의 피와 국고를 쏟아부었다"면서 "그러나 나는 미국의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지 세계의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020년 대선 재선전략으로 '미국우선주의'를 재확인하며 경제 성장을 이룬 나라들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다만 한국 등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방한 중인 에스퍼 장관은 한국시간으로 15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은 부유한 국가이므로 조금 더 부담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고 조금 더 부담해야만 한다"며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시간으로 15일 오전에 '부자나라 방어' 발언을 한 뒤 몇 시간 만에 에스퍼 장관의 공개 압박이 이어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부자나라를 거론하며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야 한다는 발언을 해왔으나 탄핵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지지자 결집 차원에서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문제에 한층 몰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에서 "동맹들이 적들보다 우리를 훨씬 더 많이 이용한다"고 비난했다. 같은 달 공화당 만찬 행사에서도 "엄청나게 부유한 나라들을 방어하는데 그들은 거의 아무것도 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