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은 저금리 시장 대비 70%까지 운영
보험사의 해외 자산운용 한도를 50%로 상향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를 통과하면서 보험사의 효과적인 자산운용이 제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지난달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보험사들의 해외 자산운용 한도를 50%로 상향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현행 보험업법에서는 외국통화, 외화증권, 외화파생상품 등 해외 투자 한도를 일반계정에서는 총자산의 30%, 특별계정에서는 20% 이내 운용토록 제한하고 있다. 보험사의 공격적 자산운용으로 대규모 손실 발생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은행은 이 같은 한도 규제나 투자 제한을 받지 않아 금융업권 간 형평성 논란도 있는 조항이다.
특히 심화되고 있는 저금리 기조로 시장 금리가 낮아질수록 투자수익률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해외투자 한도를 높여달라는 업계의 요구은 커져가고 있다. 보험사의 효과적인 자산운용과 자율성 확보를 위해 현행 보험업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는 것이다. 금융 당국도 2017년 관련 조항을 폐지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비록 이달 한국은행의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지만 금리인하 기조의 무게감이 커지면서 역대 최저 금리 시대는 기정 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보험사들은 이제 국내에서는 역마진이 커지면서 자산운용수익률은 점점 낮아져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보험연구원의 '대만 생명보험회사 해외투자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 국채 10년물 금리가 1%대 이하의 초저금리지만 대만 보험사들은 4%대 운용자산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저금리 환경이 시작되면서 대만 금융 당국이 보험회사 해외 투자 한도를 꾸준히 늘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2018년말 기준 외화 표시 상품 투자 규모는 전체 운용자산의 69%까지 높아졌다.
특히 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IFRS17, K-ICS 등의 제도 시행이 2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자본 확충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에서 현재 30% 수준에 머물고 있는 해외투자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생명보험협회 자료에 따르면 외화유가증권 보유량이 한화생명은 30조원에 육박해 투자 한도를 꽉 채운 29%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어 교보생명과 삼성생명 및 NH농협생명도 10조원 이상의 외화유가증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저금리 환경이 심화될수록 보험사의 수익성 및 건전성 측면에서도 자산운용수익률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도 보험사의 효율적 자산운용이 강화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지만 과도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적절한 모니터링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개정안은 정무위 전체회의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의된다. 이후 법사위에서 통과되면 이달 5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윤덕제 전문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