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품다] 코로나19에 사이클론까지, 남태평양 도서국의 ‘설상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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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품다] 코로나19에 사이클론까지, 남태평양 도서국의 ‘설상가상’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4.16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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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누아투, 코로나19 방역 시스템 일시 해제
대형 사이클론 해럴드가 4월초 피지, 바누아투, 통가, 솔로몬제도에 영향을 끼쳤다. 주택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사진=-WMO]
대형 사이클론 해럴드가 4월초 피지, 바누아투, 통가, 솔로몬제도에 영향을 끼쳤다. 주택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사진=-WMO]

열대성 사이클론으로 남태평양 도서국이 큰 어려움이 직면하고 있다. 최근 피지, 통가, 솔로몬제도, 바누아투에 사이클론 ‘해럴드’가 강타했다. 최고 카테고리5 등급까지 발전한 ‘해럴드(Harold)’는 통과하는 지역을 초토화시켰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열대성 사이클론까지 덮치면서 남태평양 도서 국가의 경우 생명과 재산 피해는 물론 공중보건 위기 상황으로 악화하고 있다.

이들 나라는 대부분 저지대에 있다. 이 때문에 대형 사이클론이 닥치면 폭풍에 따른 피해뿐 아니라 홍수, 높은 파도 등으로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UN 사무총장은 “바누아투, 피지, 솔로몬제도, 통가왕국에서 이번 사이클론으로 생명을 잃고 재산 피해가 일어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고 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사이클론이 다가오기 전에 경고 시스템과 각국의 대비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며 “UN도 남태평양 각국이 이런 시스템을 갖추는 데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큰 위기 앞에 서 있다”며 “이런 가운데 기후변화와 관련된 피해가 발생한 나라에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열대성 사이클론에 대해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을 하고 있고 강화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홍수와 해수면 상승에 대한 위기경보도 포함된다. 피지, 통가, 솔로몬제도 등에 대한 열대성 사이클론 데이터는 WMO 열대 사이클론위원회를 통해 정보가 제공된다. 특히 WMO가 지원하는 ‘기후 위기와 조기 경보 시스템 (CREWS)’은 태평양 제도에서 조기 경보 시스템을 강화하고 복원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해럴드’는 지난 4월 1~4일 사이에 폭우, 폭풍, 높은 파도, 해일을 포함한 해안 홍수로 솔로몬제도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해럴드’는 힘을 키워 카테고리5까지 등급이 높아졌다. 솔로몬제도에 사는 약 5만9000명이 직간접적으로 이번 사이클론으로 피해를 보았다. 최근 솔로몬제도는 코로나19 확산을 줄이기 위한 비상상황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이클론까지 겹치면서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WMO는 진단했다. 높은 파도 속에서 페리에 타고 있던 승객 27명이 실종되기도 했다.

솔로몬제도에 이어 ‘해럴드’는 바누아투에 상륙했다. 이때 해럴드는 카테고리5 등급이었다. 최고 풍속은 시속 200km에까지 달했다. 바누아투 북쪽 지역은 특히 최악이었다. 폭우와 범람이 이어지면서 전력과 통신 시설이 파괴됐고 주택과 도로는 물론 농경지까지 침수하는 등 대형 피해가 이어졌다.

바누아투 산마(Sanma) 지역에서는 인구의 90%가 집을 잃었고 학교의 절반 이상이 피해를 보았다. 바누아투에서는 이번 사이클론으로 약 15만9474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WMO 측은 “바누아투는 ‘해럴드’가 오기 전에도 코로나19, 화산재, 홍수 등 3대 국가재난관리를 하던 중이었다”고 진단했다.

바누아투 국가재난 당국은 특히 이번 재난으로 사람들이 대피 센터로 갈 수 있도록 5명 이상의 공개 모임을 금지했던 조항을 풀어야 했다. 여기에 바누아투 정부는 인도주의 인력과 구호 품목의 이동을 위해 여행 제한도 완화했다. 코로나19 방역에 사이클론이 겹치면서 코로나19 방역망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피지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14일 현재 피지 국민 1541명 정도가 52개 대피 센터에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지 정부는 대피 센터에서도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지침은 그대로 실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WMO가 지원하는 CREWS이 강화되더라도 이들 남태평양 도서 국가의 경우 사이클론 파괴력에 완벽히 대비할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이클론 ‘해럴드’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이동제한을 하는 상황에서 발생해 이들 국가의 어려움이 더 가중되고 있다.

인공위성이 촬영한 해럴드. 바누아투 지역을 통과하고 있다.
인공위성이 촬영한 해럴드. 바누아투 지역을 통과하고 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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