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가 21년 만에 사라졌다. 정부 전자서명법 개정으로 기존 공인인증서와 사설인증서가 동등한 법적 효력을 갖게 됐다. 이에 따라 사설인증 시장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22일 "올해 ‘네이버 고지서’의 활용성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공인인증서가 독점적으로 차지하던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네이버는 2019년 6월 ‘네이버 고지서’ 서비스를 출시하고 인증 시장에 대한 대비를 해왔다. 이 서비스는 앱을 통해 공공·금융기관 등 민간의 전자문서 및 등기성 고지서를 수령할 수 있는 전자고지 기능을 제공한다. 고지서 서비스 안에 인증서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공인인증서 폐지로 사설인증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에에 따라 그간 사용처를 꾸준히 늘려왔던 이 서비스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며 "타 웹 사이트에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과 같은 기능을 더욱 확대하고 보안성을 강화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의 경우 범용성이 매우 높다. 네이버는 현재 약 2만5000개의 사이트에 해당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기능에 인증 서비스를 붙이는 식으로 보안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가 그간 차지했던 시장을 네이버 고지서 서비스가 완벽히 대체할 방향은 아직 구체화 되지 않았다. 다만, 그간 서비스해왔던 기능들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인증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설명이다.
‘네이버 인증서’ 기능을 활용하면, 본인확인 절차를 거친 후 고지서의 내용을 확인하고 ‘네이버페이’를 활용해 납부까지 가능한 장점이 있다.
네이버는 보안이 중요한 전자고지 서비스의 특성을 고려해, PKI방식의 전자서명이 적용된 ‘네이버 인증서’를 통해 고지서의 수령자인 네이버 이용자의 신원을 확인한다.
PKI방식은 위조 및 변경이 불가한 전자서명 방식으로, 이용자에게 안전한 검증 절차로써 활용된다. 네이버 이용자라면 인증서를 한 개씩 비대면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 따라서 사설 인증서의 활용가능성이 넓어지는 업계 상황 속에서, 안전하고 편리한 인증방식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는 ‘네이버 인증서’가 적용된 고지서 서비스를 바탕으로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국민연금공단 등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올해에는 다수 보험사와 제휴를 진행할 예정이다.
‘네이버 고지서’는 지난 2019년 1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다양한 공공기관, 행정기관에서 발급하는 전자고지에 대한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를 ICT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았다. 지난 13일에는 보험사·공제회 등 민간기관에서 발송하는 고지서에 대한 ICT규제 샌드박스 승인도 획득했다.
네이버 측은 "올해 서울시에서 발급하는 민방위 소집 통지서, 국민연금공단에서 발급하는 연금 납부 고지서 등을 네이버 고지서 서비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기존 적용된 메리츠화재 ‘화재보험’, 메리츠화재 ‘펫 보험’뿐만 아니라 자동차, 화재, 퇴직보험 등 보험사의 다양한 상품과도 연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오경수 네이버 리더는 “네이버 고지서 및 인증서 서비스는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의 저변을 확대하고, 사용자의 생활 속 다양한 영역에서 보안성과 편리함을 제공하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나아갈 것”이라며 “사설인증서, 전자고지 서비스의 활용도가 높아져가는 업계 상황에 빠르게 발 맞춰 많은 이용자들이 편의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편리한 인증 서비스 제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금융결제원이 보유한 디지털 인증 관련 인프라 및 노하우 등을 자체 브라우저인 웨일 브라우저에 탑재,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인증 서비스 제공을 위해 MOU를 체결하기도 한 바 있다. 인증 기술 분야에 최적화된 브라우저까지 갖춘 만큼, 보다 편리한 인증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여진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