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비상행동, 국회 앞에서 관련 기자회견과 퍼포먼스
“기후비상선언을 결의하고 기후위기대응법을 만들어야 한다. 21대 국회가 가장 빠르게 해야 할 일은 ‘기후위기 시한폭탄’을 해체하는 일이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11일 국회 앞에서 ‘기후위기비상선언 국회 결의안 관련 제안문’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21대 국회에 ‘4대 정책요구안’을 발표했다.
먼저 21대 국회는 기후비상선언 결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둘째, 탄소배출 제로와 기후정의 실현을 위한 (가칭)‘기후위기대응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셋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 번째, 국회는 예산편성과 법제도 개편 등을 통해 탈탄소사회로 과감하게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환경, 노동, 농민, 여성, 종교 등 190여 개 사회단체가 연대해 만든 기구이다.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과 함께 퍼포먼스를 열고 21대 국회가 올해 안에 기후위기비상선언 결의안을 채택하고 기후재난 대응을 정치의 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 측은 “지난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부터 4대 정책요구안을 각 정당과 후보들에게 요구한 바 있다”며 “4대 정책에 동의한 후보 중 75명이 당선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기후위기는 비상상황이며 코로나19보다 더 큰 전 지구적 재난을 막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한 삶을 지키기 위해서 과감하고 시급한 기후위기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가 앞으로 한 달 이내에 기후위기 비상선언 결의안을 발의하고 올해 안에 결의안을 통과시킬 것을 주문했다. 결의안이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 ‘1.5도 상승 제한 목표 설정, 2050년 이전 배출제로, 정의로운 전환’ 등의 원칙과 함께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 기업에 지원할 때 온실가스 감축 조건 제시’ 등 올해 안에 실시할 선결과제를 결의안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했다.
‘기후위기비상선언’은 현재 전 세계 30여 개 국가의 1500여 정부, 지방정부, 의회에서 선포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5일 전국 225개 기초지방정부가 참여하는 비상선언을 선포한 바 있다.
기후위기비상행동 측은 “정부와 정치권에서 ‘그린뉴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는데 그 목표와 방향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사실상 지금의 정치권은 기후위기라는 시한폭탄을 멈추기보다는 그 처리를 계속 미뤄온 셈이고 21대 국회에서 기후위기라는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를 비롯해 전 세계 과학자들은 기후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기후변화 속도는 예측을 뛰어넘어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섭씨 1.5도 이내 상승 목표를 지킬 수 있는 탄소 예산이 현 추세대로라면 불과 8년 안에 다 소진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기후변화의 마지노선을 넘어서 가뭄과 홍수, 태풍과 산불, 식량 위기와 물 부족, 생태계 붕괴 등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될 것으로 경고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 측은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이며 가장 빠르게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해당한다”며 “경제 규모 면에서 세계 10위권 안팎에 있는 경제 강국이기도 하며 그만큼 현재 심화되고 있는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