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COVID-19)의 전 세계적 팬데믹(Pandemic, 대유행)으로 ‘셧다운(shut down, 일시적 정지)’이 이어지고 있다. 공장이 문을 닫았다. 학교가 폐쇄됐다. 상점이 영업을 중단했다. 국제선 비행기는 날지 못하고 있다. 특정 국가는 ‘록다운(lock down, 봉쇄)’까지 감행하고 있다. 그만큼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끼친 영향은 매우 크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 시스템이 마비되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3개월 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8%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0일(현지 시각) 이 같은 분석 보고서를 내놓았다. WMO와 기후변화 관련 전문가들은 정기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변화 등 기후변화 영향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WMO 등이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중단되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제하는 등 이른바 ‘셧다운’이 시행됐다. 이 영향으로 지난 3개월 동안 화석연료 배출은 약 8% 정도 감축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나는데 특정 지역의 경우 많게는 17%까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셧다운이 언제 끝나느냐에 따라 다르겠는데 WMO 측은 “이 추세로 본다면 2020년 한 해 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이 4~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큰 폭의 감소량”이라고 설명했다.
옥사나 타라소바(Oksana Tarasova) WMO 대기환경연구부장은 “4~7%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었다고 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며 “이산화탄소는 오랫동안 대기에 축적돼 있어 한 번에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타라소바 부장은 “이산화탄소의 순 배출이 거의 0에 가까워지면 생태계와 해양의 순 흡수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낮아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미 축적된 대부분 이산화탄소는 몇 세기 동안 대기 중에 남아 지구 가열화(Heating)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제로(O)’ 수준이 되고, 대기 중에 있던 이산화탄소가 식물과 해양에 흡수되면 점점 농도는 낮아진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배출량은 줄었는데 여전히 온실가스는 대기 중에 배출되고 있다.
WMO는 올해 온실가스 변동성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었는데 특히 도시 지역에서 많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분석 결과 영국 런던, 핀란드 헬싱키, 독일 베를린 등 유럽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당 부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앤서니 리(Anthony Rea) WMO 지구촌 기후관측시스템 국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특히 항공기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도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하와이에 있는 마우나로아 측정소에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최고치에 이르렀다고 발표한 바 있다. NOAA은 “2020년 5월 마우나로아(Mauna Loa) 측정소에서 5월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417.1ppm을 기록했다”며 “이는 시즌 최고치”라고 설명했다. 5월 수치로서는 가장 높은 농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는 2019년 5월 414.7ppm보다 2.4ppm 더 증가한 수치이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넘어선 것은 2014년이었다. 400ppm은 수백만 년 동안 지구에서 경험해 보지 않은 높은 수치이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