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2M'이라는 멋진 상표를 등록하고도 게임명으로 확정하지 못한 회사가 있다. 바둑의 신 '이세돌'을 홍보모델로 발탁한 신생 게임 퍼블리싱 기업 아이클럭워크다. 이 회사는 10일 '삼국지2M' 대신 '삼국지 전략'이라는 게임명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상표권을 등록하고도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회사는 지난 23일 모바일 전략 시뮬레이션 '삼국지2M'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 게임은 중국의 유력 개발사 유키아(天上友嘉)가 출시한 ‘삼국지 2017’의 차기작이다. 전작의 경우 지난 2018년 ‘신삼국지 모바일’이라는 타이틀명으로 국내에 출시, 코에이테크모의 인증을 얻은 때문인지 구글플레이 매출 11위까지 올랐다. 차기작인 '삼국지 전략' 또한 전작에서 호평을 이끌었던 요소들은 고스란히 갖고 오면서, 제후와 영웅호걸들이 결집해 전개되는 대규모 전투로 중국 현지와 홍콩, 대만 등 삼국지가 인기인 국가에서 큰 인기를 기록했다.
이 차기작의 서비스명은 첫 발표 당시 타이틀명을 ‘삼국지2M’으로 발표했으나, 몇 곳의 기업들에서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현재 M을 사용중이거나, 조만간 사전 등록에 들어가며 비슷한 명칭으로 사용할 기업들이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선 것이다. 리니지M의 차기작은 리니지2M이듯이, 삼국지2M은 삼국지M의 차기작이라는 인식을 유저들에게 줄 수 있기 때문. 회사 측에서는 기업들의 의견을 전달 받고, 장기적인 관점을 고려해 '삼국지 전략'이라는 신규 타이틀명을 결정했다.
아이클럭워크 담당자는 "2M과 관련한 상표권은 사전 확보되어 있고, 삼국지 게임 가운데 대세감을 불어넣고자 ‘M’을 꼭 사용하고 싶었다"며 "하지만 곧 예정되어 있는 사전 등록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타이틀명을 ‘삼국지 전략’으로 변경하고, 오늘부터 이를 공식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제가 될 만한 요소를 사전 차단한 것이다. 업계에는 게임명과 관련한 분쟁이 꽤 많이 존재한다. 지난 2014년에는 '캔디크러시사가'의 킹닷컴이 미국 특허청에 신청한 '캔디(Candy)' 상표권이 승인됐다. 이후 애플은 '캔디'를 사용한 것이 상표권 침해라며 게임사들에게 앱 서비스 철회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명으로 인해 소송으로 번진 경우도 있다. 2016년 엔씨는 '아덴'이라는 이름 때문에 넷마블 자회사 이츠게임즈에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고, 그 전인 2012년에는 시티빌 팜빌 등으로 유명세를 탄 게임사 징가가 Kobojo의 게임 피라미드빌을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삼국지' 관련 분쟁도 있다. 일본 코에이가 마나스톤이 등록한 '모바일 삼국지'에 대해 특허청에 이의신청을 한 것. 10일 현재 '모바일 삼국지' 상표는 '거절' 상태지만 모바일게임 '모바일 삼국지'는 여전히 서비스 중이다. 아울러 킹닷컴이 '캔디(Candy)'라는 단어를 게임명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했지만 여전히 애플 스토어에서 캔디(Candy)라는 게임명은 검색되고 있다.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